전통시장 가면 소득공제 더 해주는 카드 나온다

동네가게나 전통시장에서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같은 금액을 대형 마트에서 결제했을 때보다 포인트를 최대 5배 적립해주는 '골목상권 우대카드'가 다음 달 출시된다. 대신 이 포인트는 다른 동네가게나 전통시장에서만 쓸 수 있다.

신한카드와 삼성카드, 그리고 전체 자영업자의 3분의 1이 넘는 250만명을 회원으로 둔 '골목상권 살리기 소비자연맹'은 9일 "골목상권 활성화를 위해 기존 포인트와 차별되는 혜택을 자영업자와 카드사가 공동으로 소비자들에게 제공키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 카드는 그동안 대형마트에 빼앗겼던 소비자들에게 포인트를 더 많이 쌓아주고 할인, 쿠폰 혜택도 덤으로 건네서 그들의 발길을 동네가게와 전통시장으로 되돌리는 효과를 노린다. 9월부터 연매출 2억원 이하인 중소 가맹점의 카드 수수료율이 1.8%에서 1.5%로 인하되는 조치와 함께 골목상권 되살리기에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형 유통업체들이 대량 구매를 통해 판매 단가를 낮춰 가격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동네가게와 전통시장이 카드 사용에 따른 각종 혜택 강화만으로 소비자들을 되찾아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포인트를 백화점이나 대형 마트에서는 쓸 수 없다는 이유로 소비자가 선택을 꺼릴 수도 있다. 또 각종 혜택 제공을 위한 비용을 카드사나 가맹점 중 누가 부담할 것인지도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이 카드는 자영업자들이 대형 카드사를 대상으로 결제 거부 운동을 벌이기로 했다가 철회하면서 카드사로부터 약속받은 내용의 하나로 알려졌다.

◇포인트 적립률 5배로 높이고 할인·쿠폰까지 덤으로

골목상권 살리기 소비자연맹(이하 연맹)에 따르면 골목상권 우대카드는 보통 카드 결제액의 0.1~0.2% 수준인 포인트 적립 혜택을 결제액의 0.3~0.5% 수준까지 확대한다. 10만원을 결제하면 일반 카드는 100원어치만 포인트 적립이 되지만, 골목상권 우대카드는 500원어치를 포인트 적립해주는 것이다.

연맹과 신한·삼성카드는 포인트 적립 이외에 부가서비스를 추가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예컨대 일정 액수, 일정 횟수 이상 카드로 결제한 소비자에게 할인을 해주거나 현금처럼 쓸 수 있는 쿠폰을 주자는 것이다. 또 영세 자영업자들을 위해 종합소득세 신고 때 세무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방안도 협의 중이다.

그러나 A카드사 관계자는 "지금도 사용액이 많으면 5%에 가까운 포인트 적립을 해주는 카드가 있는데 0.5% 혜택에 소비자들이 카드를 바꾸겠는가"라고 반문했다. B카드사 관계자는 "지난 2~3월 골목상권 살리기 소비자연맹으로부터 잇따라 결제 거부 압력을 받았던 신한·삼성카드가 더 이상 괴롭힘을 당하지 않기 위해 각종 혜택을 내주고 상생 협력이라는 명분을 챙긴 셈"이라고 풀이했다.

연맹은 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골목상권 우대카드를 사용하는 소비자에게 소득 공제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세법을 고치거나 특별법을 만들어달라고 청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