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부양 성공한 풍력발전소… 전기 생산량, 지상의 최고 27배

머지않아 하늘에 둥둥 떠다니는 풍력발전소에서 전기를 사다 쓰는 날이 올 전망이다. 미국 보스턴의 '알태로스에너지'는 공중 풍력발전 설비 시제품을 제작해 최근 지상 106m 상공까지 떠오르게 하는 데 성공했다고 영국의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이 '풍력발전소'는 폭 13.7m 크기의 원통 모양이다. 내부에 다른 기체보다 가벼운 헬륨가스를 채운 다음 하늘로 띄운다. 중심에선 바람의 힘으로 돌아가는 프로펠러가 전기를 생산한다. 이렇게 하늘에서 생산된 전기는 헬륨 튜브를 묶은 선을 통해 땅 위로 전달된다. 회사 측은 "터빈 크기가 작고 소음도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며 "연중 바람이 많이 부는 스코틀랜드 연안과 같은 북해 일대가 설치하기에 적당하다"고 말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역시 공중 풍력에 관심이 높다. NASA가 추진하는 '플라이젠' 모델은 '연' 모양으로, 헬륨 튜브를 쓰는 알태로스에너지와 다른 방식이다. 세찬 바람이 연과 부딪히면 그 힘을 지상의 발전기에 전달해 전기를 생산한다.

알태로스에너지나 NASA에 앞서 2008년부터 공중 풍력 발전 연구를 시작한 네덜란드 델프트 공대 연구팀은 지난달 말 패러글라이더 형태의 공중풍력 발전기를 선보였다. 연구팀은 이 대형 연을 450m 상공까지 띄워 최대 10만 가구에 전기를 공급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일부 관계자들은 연의 너비가 최대 보잉 747의 날개와 맞먹는 크기로 커질 수도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공중풍력이 최근 주목을 받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땅 위에 지은 풍력발전소는 날아가는 새들이 부딪혀 죽고 날개가 돌아갈 때 소음이 크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일각에서는 곳곳에 우뚝 솟은 풍력발전소가 아름다운 해안선과 평야의 경관을 훼손한다는 지적도 있다.

공중 풍력 발전은 이런 비판을 피하면서 풍속이 빠르고 바람이 일정한 하늘에 설치되는 덕분에 지상보다 발전 효율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예를 들어 땅에서 610m 올라간 높이에서는 풍속이 지상의 2~3배로 나타난다. 전력은 풍속의 세제곱에 비례하므로 이 높이에서 풍력 터빈을 돌리면 지상보다 최고 27배나 많은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