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가뭄에 쑥쑥 크는 농산물 펀드

국제 곡물 가격이 급등하며 곡물에 투자하는 농산물 펀드의 수익률도 선전하고 있다. 농산물 펀드는 최근 1년 동안 -3.60%의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올해만 따지면 8.48%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국내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을 크게 웃돌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 세계에 가뭄이 계속되며 곡물 공급량이 부족해질 것으로 예상돼 농산물 펀드의 수익률이 좋은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농산물 펀드 수익률 좋아

10일 펀드 평가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9일 기준 최근 6개월 동안 농산물 펀드 평균 수익률을 조사해 본 결과 펀드수익률이 8.03%를 기록, 국내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인 -0.74%를 훨씬 앞질렀다.'우리애그리컬처인덱스플러스특별자산투자신탁[농산물-파생형]C-I'과 '신한BNPP애그리컬처인덱스플러스증권자투자신탁 1[채권-파생형](종류A)'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각각 13.13%와 10.80%를 기록해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 수익률(-0.64%)보다 크게 높았다.

'미래에셋로저스농산물지수특별자산투자신탁(일반상품-파생형)종류A'와 '산은짐로저스애그리인덱스증권투자신탁 1[채권-파생형]C 1'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각각 4.6%와 4.4%에 그쳤지만, 역시 일반 주식형 펀드보다는 훨씬 높았다. 농산물 펀드 내에서의 수익률 차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최근 가격이 급등한 옥수수와 콩 등의 투자 비중 차이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농산물 펀드의 수익률이 좋았던 이유는 최근 국제 곡물 가격이 크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시카고 선물거래소(CBOT)에서 거래되는 옥수수와 밀 가격은 올 초와 비교해 20% 가까이 올랐고, 대두(콩) 가격은 30% 가까이 상승했다. 9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은 옥수수 가격이 지난해 6월 이후 최고 수준에 다가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 세계 가뭄이 원인…투자는 주의해야

국제 곡물 가격이 크게 오른 이유는 전 세계 가뭄으로 농작물 공급량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특히 미국 중부 지역에서 가뭄이 계속되면서 옥수수 작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고온이 계속되면서 꽃가루가 죽어 옥수수 수분이 안 됐고, 이에 따라 생산량도 크게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중국에서 돼지고기 수요가 증가해 사료용 옥수수의 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도 옥수수 가격 상승 요인이 됐다. 러시아에서는 밀 생산이 크게 줄었다. 러시아는 전 세계에서 네 번째로 밀을 많이 생산하는 국가인데 가뭄으로 인해 작황이 악화됐다.

유엔식량기구(FAO)는 지난 5일(현지시각) 올해 세계 곡물생산량이 예상치보다 2300만t 감소한 23억9600만t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국제 곡물가격의 향방에 대해서 엇갈리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아직은 전 세계적으로 곡물 재고율에 여유가 있기 때문에 곡물 가격이 급격하게 추가 상승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고, 곡물 가격이 단기 조정받을 수는 있지만 상승세는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증권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최근 수익률이 높다고 해서 섣불리 농산물 펀드에 투자하는 것은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경덕 하나대투증권 웰스케어센터 연구원은 "원유와 금속 등의 원자재는 세계 경기가 안 좋으면 수요가 감소하기 때문에 가격도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농산물의 경우 필수 소비재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경기 상황에 덜 민감한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