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이 많고 정년까지 보장되는 금융 공기업 직원들의 근속연수가 대기업 평균보다 최대 5년 이상 긴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거래소 직원들의 2011년 기준 평균 근속연수는 16.7년이었다. 예탁결제원·신용보증기금(각각 16.5년), 주택금융공사(15년)가 그 뒤를 이었다. 지난해 매출액 상위 100대 기업의 직원 평균 근속연수인 11.5년보다 훨씬 긴 것이다.
금융계 관계자는 "들어가기가 어렵지 한 번 들어가면 연봉도 많고 정년도 보장돼 다른 회사로 옮길 유인이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한국거래소 직원의 평균 연봉은 1억926만원이고 예탁결제원은 9718만원, 신용보증기금은 7463만원이었다. 일반 은행 중 가장 연봉이 많은 은행의 하나인 외환은행(6400만원)보다 훨씬 많은 것이다.
일반 금융회사 중에서는 은행원이 다른 업종 종사자보다는 근속연수가 훨씬 긴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전체 은행 중 SC은행 직원의 근속연수가 17.4년으로 가장 길었다. 외환은행(17.2년), 기업은행(16.2년), 우리은행(16.0년), 국민은행(15.7년)이 그 뒤를 이었다. 보수적인 은행산업 특성상 같은 업권으로의 이직이 쉽지 않은 것이 '긴 근속 연한'의 주요 요인이라는 게 은행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같은 금융회사지만, 증권사와 카드사는 직원 평균 근속연수가 10년 이상인 곳이 한 곳도 없었다. 증권사 중 평균 근속연수가 가장 긴 곳은 신한금융투자로 9.8년이었고 현대증권(9.6년), 대신증권(9.3년), 한국투자증권(9.1년), 대우증권(9년)이 뒤를 이었다. 중소형 증권사는 근속연수가 2~3년에 불과한 곳도 많았다. 이트레이드증권이 2.3년이었고 KTB투자증권(2.4년), KB투자증권(2.5년)도 3년 미만이었다.
A증권사 임원은 "같은 금융사라도 증권사는 전쟁터"라며 "실적이 나쁘면 금세 보따리를 싸야 하고, 실적 좋은 직원은 수시로 스카우트된다"고 말했다.
카드사의 경우 선발 주자인 비씨카드 직원의 근속연수가 9.9년으로 가장 길고, 삼성카드(9.3년), 신한카드(9년)가 뒤를 이었다. 후발주자인 현대카드와 롯데카드는 각각 5년에 그쳤다. 카드사들의 근속연수가 짧은 것은 직원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여성 콜센터 인력들의 이직이 잦은 게 주원인이다. 또 하나SK카드나 KB국민카드 등 신생 회사가 많이 나오면서 인력 이동이 많았던 요인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