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 중인 여직원들 승진시킨 은행장

"제 개인이 아니라, 광주은행 임직원 모두에게 주어지는 훈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송기진(宋錡榛·60) 광주은행장이 저출산 문제 해소에 이바지한 공로로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았다.

11일 서울 63빌딩에서 열린 제1회 인구의 날 기념행사에서 훈장을 받은 송 행장은 "사람이야말로 미래 한국의 성장동력"이라며 "일과 가정이 양립하는 기업문화가 우리 사회 전반에 하루빨리 뿌리내려 정착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광주은행은 저출산 해소와 육아 직원의 복지 향상을 위해 1000㎡ 규모의 직장보육시설과 수유실을 운영하고, 보육수당과 학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2006년부터 매주 수요일엔 '집으로 달려가자'는 뜻을 담은 '홈런(home-run)데이'를 운영하고 있다.

"초기에는 직원들이 상사 눈치를 보느라 퇴근을 망설였지만, 지금은 수요일 저녁이면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게 자연스러운 문화가 됐어요."

작년 하반기 인사에서는 은행권 최초로 육아휴직 중인 여직원 2명을 과장급으로 승진시켜 관심을 모았다. 3명 이상 다자녀를 출산한 직원을 우대하는 '특별 승급제'도 도입, 지난 5월 넷째 아이를 출산한 여직원이 처음으로 2호봉 승급하기도 했다.

직장에서 출산을 장려하는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광주은행 출산율은 전국 평균 출산율 1.24명보다 훨씬 높은 1.85명을 기록하고 있다.

광주은행은 이처럼 다양한 남녀고용평등 정책과 가족친화경영 노력을 인정받아 작년 8월 '제2회 아이낳기좋은세상' 대통령표창, 11월엔 광주·전남기업 최초 '가족친화인증기업' 선정, 올 4월 '남녀고용평등우수기업' 대통령표창, 5월 여성가족부 주관 '제1회 가족친화경영대상' 우수기업선정 등 성과를 거뒀다.

송 행장은 이날 63빌딩 라벤더&로즈마리실에서 열린 '제1회 일·가정 균형 CEO포럼 전국협의회 창립총회'에서 의장으로 위촉됐다.

송 행장은 "저출산 문제 해결은 이제 기업을 넘어 국가적 과제이므로 더 늦기 전에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