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크의 '절규' 낙찰자는 뉴욕 억만장자

지난 5월 미국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1억1992만달러(약 1355억원)에 팔려 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가 기록을 세운 에드바르 뭉크의 걸작 '절규'의 낙찰자가 뉴욕의 억만장자 금융자산가 리언 블랙<사진>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1일 보도했다.

블랙은 뉴욕에서 미술계의 큰손이자 통 큰 컬렉터로 이미 소문난 사람이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과 현대미술관(MoMA)의 이사이기도 한 그가 소장한 작품을 합치면 그 가치가 7억5000만달러가 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의 컬렉션은 빈센트 반 고흐와 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 화가 라파엘로 산치오(라파엘로)에서부터 입체파의 거장 파블로 피카소는 물론 영국 화가 조지프 터너에 이르기까지 방대하다.

그는 경매 때마다 화끈한 입찰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09년엔 라파엘로의 '뮤즈의 초상'이란 목탄 드로잉 작품을 4760만달러에 사들여 동일 분야 작품 최고가 기록을 세웠다. 화가의 손끝이 살아 있는 드로잉 작품에 유독 집착하는 것도 그의 독특한 취향이다. 이번에 그가 손에 넣은 뭉크의 절규도 파스텔화여서 그가 오랫동안 눈독을 들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절규' 경매 당시 블랙은 전화로 참가해 그림을 사 갔으며, 신원을 밝히지 않아 '미스터리 낙찰자'라고 불려 왔다. 그는 당시 미국인과 중국인 경쟁자 4명을 제치고 과감한 경매가 제시로 12분 만에 절규를 낙찰받았다. 지인들은 블랙이 지금까지 라파엘로·반고흐·앤디 워홀 등 쟁쟁한 예술가들의 작품을 사모아 왔다고 전했다. 작품을 사들인 후 박물관이나 미술관에 대여 형태로 공개하는 다른 컬렉터들과 달리, 블랙은 지금까지 자신의 컬렉션을 대중에게 보여주지 않았다. 뉴욕 미술계에서는 블랙이 MoMA와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의 이사라는 이유로, 그가 두 전시관 중 한 곳에 그림을 일시적으로라도 공개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뉴욕에서 뭉크의 '절규'가 전시된 적은 한 번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