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달 끝나자… 한여름 백화점 반짝 웨딩 특수

신세계백화점은 14일 예비 신부 50명을 초청해 '특별한 파티'를 열었다. 결혼을 앞둔 이 백화점 웨딩 클럽 여성 고객들에게 가족과 친구들을 불러 오붓한 결혼 축하 파티를 열도록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웨딩 전문가가 강사로 나와 웨딩 컵케이크 만들기나 피부관리 등 다양한 결혼식 준비 정보도 제공했다.

대형 백화점에 때 이른 '결혼 마케팅' 바람이 불고 있다. 전통적으로 봄철의 결혼 성수기가 끝나고 여름휴가로 접어든 7~8월은 결혼 용품의 매출 비수기로 통한다. 하지만 올해는 대형 백화점들이 벌써부터 가을철 결혼을 앞둔 고객들을 상대로 적극적 구애에 나서고 있다.

올해 4~5월에 윤달이 끼면서 결혼을 가을로 미룬 예비부부가 많았던 데다, 불황으로 영업 부진을 겪고 있는 백화점들로서는 '확실한 수요'를 가진 결혼 고객이야말로 더욱 놓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불황이 이어지는 속에서도 백화점의 결혼 관련 매출은 작년보다 늘어나는 추세다. 한 백화점 임원은 "아무리 '균일가 할인전'에 '반값 기획전' 같은 별별 할인 행사를 열어도 고객이 발길을 끊은 상황이지만, 그래도 결혼을 앞둔 사람들은 백화점에 올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백화점은 지금 '예비부부 잡기' 각축전

신세계백화점은 예년에 9월에 열던 '결혼 시계·보석 특별전'을 올해는 2개월이나 앞당겨 7월 첫주에 열었다. 신세계백화점 이재진 상무(영업전략담당)는 "다양한 웨딩 행사를 더욱 일찍 열어서 신혼 수요를 적극적으로 공략한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이달 16일부터 침대 특가 기획전을 열고, 23일부터는 가구 초대전을 열어 예비부부 고객 잡기에 나섰다. 웨딩클럽에 가입한 고객에게 증정하던 상품권도 '구매 금액의 3% 이상'에서 '구매 금액 5% 이상'으로 금액을 늘렸다.

현대백화점 이대춘 마케팅팀장은 "올해는 경기 불황이 이어지는 데다 봄철 결혼 성수기 때 윤달이 끼어 판매 신장률이 저조했다"며 "이를 만회하기 위해 7~8월에 집중적으로 신혼부부를 위한 다양한 행사를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도 13일부터 결혼을 앞두고 가구와 가전을 구입하는 고객에게 상품권을 증정하는 행사를 시작한다.

◇결혼시장은 상대적 호황

꽁꽁 얼어버린 소비 심리 탓에 대부분의 업종이 고전 중이지만, 결혼 시장은 여름철 비수기에도 상대적으로 호황을 보이고 있다. 현대백화점 압구정점 클럽웨딩데스크에는 하루 평균 100건 이상 웨딩 관련 문의전화가 들어온다. 고객 전화상담과 현장 안내 때문에 직원들은 점심을 거르기 일쑤다. 신세계백화점도 주얼리·시계 등 주요 결혼 관련 상품의 6월 매출이 작년보다 크게 늘었다. 갤러리아백화점의 가전·가구·예복 등 웨딩 분야 6월 매출은 작년보다 10% 늘어났다.

이런 상대적 호황은 우선 올해 4~5월에 윤달이 끼어 결혼을 미뤘던 예비부부가 가을철 시즌으로 대거 몰리면서 여름 비수기부터 결혼 준비에 나섰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롯데백화점은 "웨딩 고객들이 하반기로 몰리면서 9월 예식을 준비 중인 고객이 작년보다 61.3%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 경기 불황 때문에 여름 할인 행사를 통해 결혼 용품을 미리 싸게 사두려는 실속파가 늘어난 것도 여름 비수기 고객 증가의 원인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