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지난 13일 기준 금리를 0.25%포인트 내림에 따라 가계와 기업의 대출이자 부담이 연 2조원 정도 줄어들 것이라고 금융감독원이 15일 분석했다. 가계가 연간 1조원, 중소기업이 7000억원, 대기업이 3000억원의 이자 부담을 덜 것으로 분석됐다.
가계의 경우 수혜자가 95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기준 금리가 인하되면 은행들이 변동금리부 대출 때 금리의 기준으로 삼고 있는 3개월 만기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도 비슷하게 낮아진다. 따라서 전체 가계 대출자 1080만명 중 변동금리부 대출을 받은 950만명이 금리 부담을 덜게 된다. 그러나 1인당 이자 부담 감소액은 그리 크지 않다. 연간 10만5000원, 매달 약 1만원 정도로 추정된다. 반면 고정금리로 대출을 받은 130만명은 금리 인하 혜택을 보지 못한다. 고정금리 대출은 일반적으로 이자율이 변동 금리 대출보다 0.5%포인트 정도 높은데, 이번 금리 인하 혜택도 보지 못하게 돼 변동금리 대출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불리해졌다.
만약 경기 후퇴에 대한 우려가 커져서 한국은행이 연내에 추가로 한두 차례 더 금리를 내리면 변동금리와 고정금리의 격차가 1%포인트 정도로 커질 수 있다. 1억원을 대출받은 경우라면 고정금리 대출자가 연간 100만원 정도의 이자를 더 내야 하는 것이다.
기업의 경우 이번 금리 인하로 기업당 연 65만원의 이자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으로 금감원은 분석했다. 반면 은행들은 이번 금리 인하로 연간 3000억원 정도 수익이 줄어들 것으로 금감원은 추정한다. 예금 금리와 대출 금리가 똑같이 내리더라도 은행이 손실을 보는 이유는, 대출은 대개 3개월 단위로 금리가 조정되는 데 비해 예금은 만기가 1년 이상인 경우가 많아 평균 금리가 천천히 내려가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들이 기준금리 인하 효과를 제대로 반영하는지 살펴보고 필요할 경우 현장 점검을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