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자취] 하늘로 떠난 美 최초 여성 우주인

미국 최초의 여성 우주인 샐리 라이드(61)가 23일(현지 시각) 미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근교 라호이야 자택에서 췌장암으로 숨졌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라이드는 32세 때인 1983년 6월 18일 우주왕복선 챌린저호를 타고 우주로 날아올라, 그 이후 우주를 탐험한 미국 여성 32명의 선도 역할을 했다. 그녀는 세계 최초 여성 우주인 발렌티나 테레슈코바(소련)보다 우주비행은 20년 늦었지만 "미국의 국민 영웅이자 영향력 있는 역할 모델"(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추모 성명)이 됐다. 우주선 발사 당일 글로리아 스타이넘, 제인 폰다 같은 당대 유명 여권 운동가들이 그녀를 응원하기 위해 케네디우주센터에 모였다.

이듬해 챌린저호에 재탑승해 두 차례에 걸쳐 총 343시간 우주를 비행했고, 1986년 챌린저호 폭발 사고로 자신의 제3차 우주비행이 무산되자 사고 조사위원으로 일했다. 우주 비행 20주년 된 해인 2003년 콜롬비아호 폭발 사고가 났을 때도 사고 조사활동에 참여했다.

라이드는 물리학자, 과학도서 5권을 쓴 저자, 민간기업 '샐리 라이드 사이언스'의 소유주, 대통령 과학담당 자문위원으로도 활동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태어나 어릴 적부터 과학에 관심을 쏟았고, 스탠퍼드대학에서 물리학 학사·석사 학위를 받았다. 1978년 학보 광고를 보고 미 항공우주국(NASA) 우주인 선발시험에 지원해 여성 경쟁자 5명을 물리치고 합격했고 그해 스탠퍼드대 박사과정에 들어갔다.

1982년 동료 우주비행사 스티브 홀리와 결혼했다가 1987년 이혼했다. 이후 테니스 선수 톰 오쇼네시와 27년간 동거해왔다. 1987년 NASA 퇴직 후 스탠퍼드대 국제 안보·무기연구소에서 근무하다 1989년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주립대(UCSD)로 옮겨 물리학과 교수로 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