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의료보험을 직장에서도 가입하고 따로 개인적으로 가입한 사람들이 최대 7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돼 금융 당국이 중복가입을 막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24일 금융 당국에 따르면, 기업들이 사원들을 피보험자(보험금을 받을 사람)로 지정해 단체 실손보험에 가입하는 경우가 늘고 있지만 사원들은 이런 계약의 존재 자체도 모르고 따로 실손보험에 드는 경우가 적지 않다. 보험사들이 가입 신청자에게 단체 실손보험에 가입돼 있는지를 알려주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실손보험금을 청구한 410만명 가운데 10만8000명이 단체 보험과 개별 보험 양쪽으로 보험금을 신청했다. 전체 실손보험 가입자가 작년에 실손보험 보험금을 청구한 사람 숫자보다 약 7배 많은 2800만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전체 중복 가입자는 작년에 중복해서 보험금을 신청한 10만8000명의 7배인 70만명에 달한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문제는 중복해서 가입할 경우 불필요하게 보험료만 낭비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작년에 보험금을 중복 청구한 10만8000명 중 8만6000명은 비례보상 원칙에 따라 두 가지 실손보험 중 한 가지로만 보상을 받았다. 결국 나머지 하나는 보험료만 냈을 뿐 보상을 못 받은 셈이다.
금융위원회는 뒤늦게 이런 지적을 받아들여 보험사들이 실손보험 가입 신청자가 단체 보험에 가입했는지를 조회해서 알려주도록 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금융위 관계자는 "다만 단체 보험과 개인 보험은 실손 보상 범위가 다를 수 있어 고객이 원할 경우에는 중복 가입을 허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