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감상 최악인 올 더위, 기온은 역대 30위 정도

26일 경북 영주의 낮 최고기온이 섭씨 38.7도까지 오르는 등 전국 대부분 지방이 불볕더위에 휩싸였다. 영주를 비롯해 경북 포항(36.4도)과 대구(36.2도)도 수은주가 올여름 들어 최고치로 올라가는 등 전국 주요 도시의 낮 기온이 평년(1981~2010년까지 30년)보다 섭씨 3~6도 안팎 상승했다. 폭염은 8월 초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남부지방은 대부분 섭씨 35도 안팎, 서울을 비롯한 중부지방도 섭씨 33도 안팎의 고온을 기록해 전국 대부분 지방에 폭염(暴炎)특보가 발령됐다"면서 "고온다습(高溫多濕)한 북태평양고기압 세력이 점점 맹위를 떨치면서 한동안 무더위가 이어지다 8월 초순 무렵에는 더위가 절정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장마가 끝난 뒤 지난 20일부터 본격화한 더위가 1주일간 이어지면서 "올여름 기온이 역대 가장 더웠던 1994년의 기록을 뛰어넘은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서울을 비롯한 6대 도시의 역대 기온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는 일종의 '날씨 착시(錯視)'였다. 사람들의 체감(體感) 기온과는 달리 최근 1주일(7월 20~26일)간의 더위는 역대 11~42위 수준이었다.

서울의 경우 1주일간 일(日) 최고기온 평균은 섭씨 31도로 1908년 기온 관측이 시작된 이래 역대 31위였다. 지난 105년간 가장 극심한 더위가 찾아왔던 1994년(36.5도)보다는 섭씨 5.5도나 낮았다. 대전은 역대 15위, 대구 34위, 전주 13위, 광주 11위, 부산 42위 등이었다〈표〉.

이처럼 사람들이 올여름 더위를 실제 데이터보다 더 덥다고 느끼는 이유로 전문가들은 ①짧은 장마 ②소나기 실종 ③작년 여름의 잦은 비 등을 꼽았다. 기상청 장현식 통보관은 "중부지방의 경우 올여름 장마 기간이 19일에 그쳐 예년(32일)보다 대폭 짧아져 장맛비가 적게 내렸던 데다, 최근 1주일간 더위를 잠시라도 식혀주는 소나기가 거의 내리지 않아 유독 덥다고 느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작년 여름에 비가 자주, 많이 내렸기 때문에 "올여름 더위가 사실상 2년 만에 돌아오는 여름으로 느껴지면서 실제보다 더 덥게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다음 주 중반에는 서울을 비롯한 중부지방의 경우 최근 기온보다 섭씨 2~3도 더 높아지고, 남부지방은 최근 수준의 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