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량 뚝… 주식시장에 올림픽은 악재

국내 증시에서 '올림픽 효과'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까. 28일(한국시각) 런던올림픽이 개막하면서 약 2주간 전 세계의 이목이 올림픽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는 주식투자자들도 예외가 아니다. 실제로 과거 5회 올림픽 기간 주식거래량을 보면, 개최 직전달 평균거래량 대비 평균 10%가 넘게 감소했다. 코스피지수도 대체로 내리는 경향을 보였다.

이 때문에 증권 전문가들은 주식시장과 올림픽 간의 상관관계를 기대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다만 수혜를 볼 수 있는 개별 종목에 관심을 가져봄 직하다고 말한다.

◇거래량 뚝… 올림픽 역풍 부는 증시

통계적으로 올림픽이 진행되는 기간 주식 거래량은 현저하게 감소했다. 이번 런던올림픽 직전 5회 올림픽이 열렸던 기간 주식거래량은 단 한 차례 늘어나는 데 그쳤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때가 그랬다. 시드니올림픽 때는 우리나라 종합순위가 10위권 밖으로 밀려나며 비교적 성적이 좋지 않았는데, 반대로 주식 거래량은 좋았던 셈이다. 나머지의 경우 올림픽 개최 직전달 평균거래량과 비교해 5~17% 정도 거래량이 감소했다.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때는 무려 46%나 급감하기도 했다.

이승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림픽과 거래량의 반비례 관계를 우연으로 보기 어렵다"며 "올림픽이란 스포츠 이벤트는 생산이나 투자 활동보다는 일종의 휴가처럼 소비 활동에 가깝기 때문에 이 기간 투자자들이 주식 투자보다는 올림픽 시청에 관심을 기울인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통상 여름휴가 기간에는 주식 거래량이 다소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면서도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우리나라가 올림픽에 관심이 많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역대 올림픽 기간에 코스피지수도 약세를 보였다.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과 2004년 아테네올림픽 기간에는 각각 0.9%, 5.7% 상승했지만, 나머지 세 차례는 4~5% 정도 떨어졌다. 증권업계는 유럽 재정위기 같은 악재와 맞물리면서 올해 런던올림픽 때도 코스피지수가 약세 흐름을 보일 수 있다고 예측하고 있다. 실제로 7월부터 올림픽 개막 이틀전인 26일까지 코스피지수는 3.85% 하락했다.

◇"올림픽 특수 누리는 광고·방송업체 주목할 만"

전문가들은 올림픽이 주식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지 않은 만큼 기대감을 낮추는 대신, 일부 수혜 종목을 중심으로 투자를 고려해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증권가 전문가들은 시청률 상승으로 매출 증가가 예상되는 제일기획과 SBS, 야간 및 새벽 시간대 올림픽 방송에 따라 추가 노출을 기대할 수 있는 홈쇼핑업체 GS홈쇼핑·CJ오쇼핑, 올림픽 관련 이벤트와 게임을 선보이는 NHN·다음·네오위즈인터넷 등을 수혜주로 꼽고 있다.

7월부터 현재까지 해당 기업들의 주가는 대체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다음이 7% 가까이 올랐고, NHN도 3.8% 오르는 등 포털업체가 가장 선전하고 있다. CJ오쇼핑과 제일기획도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웃돌았다. SBS와 네오위즈인터넷은 각각 5.4%, 26.5% 내리며 다소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일부에서는 2012 올림픽 공식스폰서 기업에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스폰서 기업은 회사 제품이나 광고에 올림픽 마크, 이미지, 디자인 등을 노출할 수 있으니 직·간접적인 광고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국내 기업 가운데서는 삼성전자가 이번 올림픽 최상위 스폰서 기업 11곳에 포함됐다.

김병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그러나 "스포츠 관련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실적과 무관하게 기대감만으로 움직인 사례가 많은 만큼 투자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