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아시아프] 뭔가 다르다! 재밌다! 이런 작품 잡아라

미술계는 넓고, 작가는 많다. 이번 아시아프에 참가한 '젊은 피' 중 미래의 주류 미술작가로 부상할 재목을 감별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우선, 자기만의 선명한 메시지가 있는 작가가 미래에 큰 세계를 구축한다. 삼성미술관 플라토에서는 현재 작가 펠릭스 곤잘레스-토레스 회고전이 열리고 있다. 30대에 요절한 이 작가의 전시에는 공들여 그린 회화나 조형성을 연구해 만든 조각 한 점이 없다. 그럼에도 그는 80년대와 90년대를 통틀어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로 세계미술관을 순회 중이다. 그가 현대미술에 영감을 주는 신화적 아이콘이 된 것은 일찌감치 예술의 근본적 존재 이유를 변형, 재창조한다는 혁명적 대안으로 차별화된 예술세계를 구현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기존세대의 개념적 미술 방식을 또 한 번 뒤집는 자기만의 이론적 토대와 표현방식이 중요하다. 회화의 전통적 방식을 고집하든, 미래의 세계를 표현하든 자기만의 통찰력 있는 메시지가 전부일 수 있는 때가 바로 '젊음'이다.

또한 재미있는 작품에 주목하자. 기존의 기념비적 요소를 재사용하는 차용과 패러디 등 '감각적 요소'는 개그 프로그램이나 드라마만의 일이 아니다. 이들은 남다른 발상이나 해석을 필요로 하는데, 이를 어떻게 자신만의 형식으로 '재미있게' 튜닝하느냐가 관건. 자기만의 형식이나 배경 스토리 라인이 있으면 금상첨화다. 어려워 보이는 현대미술에서도 '재미'는 이슈를 촉발할 수 있는 기폭제이자, '익숙함'을 승화시켜 보편을 뛰어넘을 수 있게 하는 발판일 수 있다 .

젊은 작가에게도 '디테일'은 힘이다. 재료 사용의 숙련도, 수결(手決)을 의미하는 성의있는 사인작업, 작품의 무게와 색감을 완성해 줄 프레임과 메시지에 걸맞은 통찰력 있는 제목까지…. 모두 작품의 완성도에 기여한다. 프로 컬렉터의 눈은 미완의 아름다움에 신선함을 느끼지만 아마추어리즘에 선뜻 돈을 쓰지는 않는다. 좋은 미술재료가 끝없이 개발되고, 수많은 정보가 홍수를 이루는 현대에, 시대를 역류하는 소재나 구성은 비켜가는 선택이다.

새로운 패러다임에 끝없이 도전하는 TV 예능프로 PD의 평균 연령이 30대 초반이고, 지난해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주목받은 상당수 작가도 70년대 후반 태생, 30대 작가가 많았다. 이제 화업(畵業) 평생을 담보해 신화를 점치기보다 불과 10년 후, 동시대를 관통할 혜안의 실마리를 제공하는 작품을 찾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