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왕' 빌 그로스 "주식 시대는 이제 끝났다"

"주식 숭배(cult of equity)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채권왕' 빌 그로스<사진>가 주식 투자 시대의 종언을 선언하면서 미국에서 이와 관련한 논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세계최대 채권펀드인 핌코의 빌 그로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8월 시장분석보고서에서 주식투자 수익률이 국내총생산(GDP) 상승률을 웃돌았던 과거를 '역사적 돌연변이'로 규정하며, 앞으로는 결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1912년 이후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연평균 3.5%인 데 비해 주식투자 수익률은 6.6%에 달했던 것을 '폰지 사기(피라미드식 금융사기)'에 맞먹는 '비상식'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이어 "주식투자자들이 다른 분야(은행, 노동자, 정부)의 희생을 대가로 이득을 취하는 것이 언제까지 가능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성장의 과실이 공정하게 분배되지 않아 주식 투자자들이 그동안 과도한 이익을 올려 왔다는 의미다.

그러자 대표적인 주식 신봉자 중 한 명인 제레미 시겔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는 31일 미국 케이블 경제채널 CNBC에 출연해 "경제가 전혀 성장하지 않더라도 자본투자로 수익을 올리는 것은 가능하다"며 그로스의 논리는 틀렸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