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연기 없는 해운대… 2개월째 실험 중

2일 낮 12시쯤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 백사장. 한 파라솔 밑에서 무심코 담배를 꺼내 문 한 50대 남성 앞으로 흡연단속요원 2명이 다가가 "이곳은 금연구역입니다, 과태료 2만원을 내셔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50대 남성은 "몰랐는데요"라며 얼른 담배를 껐다. 하지만 늦었다. 이미 흡연단속요원이 가지고 있던 단말기에서는 과태료 부과서가 발급되고 있었다.

우리나라 대표 해수욕장인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담배 연기를 없애기 위한 노력이 한창이다. 강릉 경포 해수욕장이 금주(禁酒)라면, 해운대는 금연이다. 해운대 해수욕장은 지난 6월부터 흡연에 과태료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공공장소에서의 흡연을 금지하는 부산시 금연구역 지정 등에 관한 조례가 시행되면서 '담배 연기 없는 쾌적한 해운대'를 만들겠다는 목표다.

이날은 모두 5명의 단속반원이 나섰다. 2명은 오전 10시~오후 2시까지, 나머지 3명은 오후 5~9시까지 단속 활동을 했다.

단속요원 권호근(43)씨는 "흡연자를 발견하면 먼저 사진을 찍은 뒤 금연구역임을 알리고 신분을 확인해 과태료를 부과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단속요원 안성호(40)씨는 "흡연자가 달아나기도 하고 갑자기 외국인 행세를 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신분증을 보여주지 않는 등 단속을 계속 거부할 경우에는 요원이 경찰 출동을 요청하거나 흡연자를 해수욕장에 있는 여름경찰서에 데려가 신분을 확인한 후 과태료를 부과한다.

해수욕장 곳곳에는 금연구역 표시가 붙어 있고, 단속요원들은 적잖은 외국인 피서객들을 위해 흡연단속 내용을 영어, 중국어, 일본어, 베트남어로 소개한 안내서도 가지고 있다. 관광안내소에서는 한국어와 영어로 금연구역임을 알리는 방송을 수시로 내보내고 있다. 흡연 단속 구역은 '백사장 및 백사장에 바로 붙어 있는 해변인도'다. 해운대 해수욕장에선 지난달까지 모두 158명에게 과태료가 부과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