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II] DMZ 해마루촌에 '하늘고라니'

경기도 파주 민통선 내 실향민 1세대를 위한 정착촌 해마루촌에 하늘에서 내려온 고라니가 새로 정착했다.

부산 동서대 디자인학부 안병진 교수와 학생 20명, 퍼블릭디자인연구소 연구원 등이 추진하는 'DMZ 해마루촌 디자인예술마을 만들기' 프로젝트가 지난 2010년 이후 3년째 계속됐다. 이들은 지난 7월 21일부터 28일까지 7박8일간 해마루촌에 머물며 친환경적인 조형물 '하늘고라니'와 다양한 모양의 '평화의 상징-평상(平床)'을 디자인하고 제작 설치한 것.

안병진(53) 교수 등이 해마루촌에 고라니를 만들게 된 계기는 전쟁으로 쫓겨났던 실향민들이 DMZ마을로 잇따라 회귀하는 것을 보고나서부터. 그는 DMZ 일대에서 남북 구분없이 자유롭게 왔다갔다하는 고라니는 실향민들의 염원을 대변해준다고 했다. 그래서 추진한 것이 고라니가 뛰어노는 디자인마을 프로젝트였다.

10㎜ 굵기의 철봉을 용접해 높이 3.7m, 길이 4.2m의 고라니를 만든 뒤 뱃속에 일반돌과 하늘색을 칠한 돌로 몸의 절반 정도인 1.5루베(1루베=1㎥)를 채웠다. 이름하여 '하늘 고라니'였다. 지난해 철근과 나무로 만든 높이 4.0ｍ, 폭 3.5ｍ의 고라니와는 또다른 모습이다.

동서대 디자인학부 학생들은 해마루촌에 다양한 모습의 고라니를 10여마리 뛰놀게 할 계획이다.

안 교수는 "이 마을의 고라니는 남북을 자유롭게 오가는 평화의 상징이며 친환경의 표상"이라며 "앞으로 5년 정도에 걸쳐 고라니마을 만들기 작업을 통해 고라니가 해마루촌의 상징으로, 나아가 세계적 캐릭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