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공원터 지정 후 방치된 땅(서울시 전체 면적의 11%), 그린벨트처럼 묶이나

서울시가 과거 도시계획법에 따라 공원 지정을 한 뒤 공원으로 만들지 않은 땅을 도시자연공원구역으로 다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도시자연공원구역으로 지정하면 건물을 지을 수 없고 창고로도 활용할 수 없는 등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와 같은 재산권 제한을 받게 된다. 이 때문에 땅 주인들이 반발하고 있다. 이렇게 도시자연공원으로 지정되는 땅은 서울시 전체 면적 605.25㎢의 11%에 해당하며 그 중 사유지는 49%로 30㎢ 정도다. 재산권을 제한받는 땅은 서울 전체 면적의 5%인 셈이다.

서울시에선 지난해까지 92㎢가 공원으로 지정됐지만 66㎢는 공원 조성이 이뤄지지 않았다. 원래 공원으로 지정된 토지는 법에 따라 2020년 6월 30일까지 지방자치단체가 매입해 공원을 만들거나 아니면 풀어줘야 한다.

하지만 공원 지정을 풀어주자니 도시의 녹지가 사라지고 공원을 만들자니 토지 보상 예산이 없다는 게 문제였다. 이를 피하기 위해 국토해양부 주도로 도시자연공원구역 제도가 2005년 만들어졌다. 각 시·도지사가 재량으로 도시자연공원 구역으로 지정하면 공원을 만들기 위해 예산을 쓰지 않고도 녹지를 그대로 보존할 수 있게 된 것.

서울시는 도시자연공원구역 지정과 관련, 두 차례 용역 연구를 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공원 지정 이후 공원 건설이 방치된 토지 대부분을 도시자연공원구역으로 지정하도록 했다. 구역 지정이 이뤄지면 땅 주인은 도시계획에 따라 실제 공원이 만들어지면 받을 수 있는 보상 기회도 사라진다.

구역 지정된 토지 주인은 서울시에 토지를 사라고 요구할 수 있지만, 서울시는 예산 부족으로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구역 지정 대상이 된 사유지 전체를 매수할 경우 서울시는 10조3000억원을 써야 한다. 서울시 1년 예산 24조원의 42%에 달한다. 유청 서울시의원은 "서울시가 지난해 11월 마련한, 2017년까지 쓸 예산 계획에선 도시자연구역 지정에 따른 매수 계획은 반영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정 대상 토지는 보존될 필요성이 있는 관악산, 청계산, 남산, 수락산, 인왕산 등 서울 주요 산과 그 주변 토지로 대부분 시민 휴식 공간이다. 이에 대해 강훈호 전국도시공원소유자연합 회장은 "무조건 공원 구역 지정을 반대하는 건 아니다"며 "적어도 객관적인 감정 평가에 따라 서울시나 중앙정부가 땅을 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