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KBS 교향악단, 이번 쇄신 카드는 '샤를 뒤투아(스위스 출신 名 지휘자)'

지난달 재단법인으로 독립한 KBS 교향악단이 스위스 출신의 명(名)지휘자 샤를 뒤투아(75·사진) 영입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8일 KBS 교향악단 관계자는 "뒤투아를 상임 지휘자로 영입하기 위해 구체적인 계약 기간과 보수 등에 대해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자세한 계약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최소 한 해 100만달러(11억원)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음악계는 예상하고 있다.

뒤투아는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와 몬트리올 심포니 오케스트라 등을 이끌었으며, 현재 영국 로열 필하모닉의 상임 지휘자를 맡고 있다. 1996~2003년 일본 NHK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을 지낸 적도 있다. 이 때문에 KBS 교향악단 측은 그가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 음악계의 상황을 비교적 잘 알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뒤투아는 또 지난 2009~2010년 서울에서 열린 린덴바움 페스티벌에 참가했고, 2007년에도 서울시향을 지휘하기 위해 내한했다.

KBS 교향악단은 뒤투아 외에도 서독일방송(WDR) 교향악단의 지휘자를 역임한 세미언 비슈코프, 빈 방송 교향악단의 전 상임 지휘자인 베르트랑 드 비이 등을 상임 지휘자 후보군에 올려놓고 있다. KBS 교향악단은 세계적 수준의 지휘자를 영입할 경우, 법인화 명분을 확보하는 동시에 지휘자 정명훈의 서울시향과 '양강 구도'를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본 NHK 심포니 오케스트라는 뒤투아와 블라디미르 아슈케나지(2004~2007년)를 지휘자로 맞아들이며 아시아 정상급 악단으로 약진했다. NHK 심포니는 2015년부터 파보 예르비를 수석 지휘자로 맞는다.

하지만 KBS 교향악단이 풀어야 할 과제는 산적해 있다는 것이 음악계의 시각이다.

재단법인은 현재 KBS 소속인 교향악단 단원들을 대상으로 이달 중순 설명회를 열고 이달 말까지 법인으로 옮기기 위한 전적(轉籍)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악단 단원들이 속한 KBS 노조는 교향악단 법인화에 대해 "영리 추구를 위한 구조조정과 다름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 밖에 지휘자 외에 별도의 음악 감독을 신설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악단 내부에 이견(異見)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