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목표로 한 가지 집중하는 中企가 성공"

"세계 1등이 되겠다는 대담한 목표를 세우고 세계시장에 적극 진출해야 합니다. 한 가지 분야에 집중하고 혁신에 집착하는 자세도 중요하고요."

독일의 대표적인 '히든 챔피언' 기업으로 꼽히는 프로이덴베르크(Freud enberg) 그룹의 마틴 슈타르크(Stark·51·사진) 부회장이 꼽은 중소기업의 핵심 성공 요인이다. 히든 챔피언(숨어 있는 강자)이란 독일 경영학자인 헤르만 지몬(Simon)이 처음으로 사용한 용어다. 많은 사람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자기 분야에서 세계시장 점유율 1~3위를 차지하는 강소(强小) 기업을 일컫는 말이다.

중소기업중앙회 초청으로 우리나라를 찾은 그는 8일 서울 상암동 중소기업DMC타워에서 '독일의 히든 챔피언'을 주제로 가진 강연에서 "독특한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직원들이 끊임없이 공부하는 문화를 정착시켜야 중소기업이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1849년 피혁·고무 가공업을 시작으로 설립된 프로이덴베르크는 히든 챔피언의 전형이다. 이 회사가 세계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품목은 청소 걸레와 신발 밑창부터 엔진 마모를 막는 개스킷과 대형 건물 내부에 쓰이는 고무 바닥 등 10여개에 이른다. 지난해 매출은 60억유로(약 8조4000억원), 영업이익은 5억유로(약 7000억원)를 기록했다.

슈타르크 부회장은 "부품·화학·에너지·의료 등 프로이덴베르크의 16개 사업 부문 대부분이 세계시장에서 점유율 1·2위를 차지하고 있다"면서 "1900년대 초반부터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 일찌감치 국제적 다각화에 나선 것이 성공 비결"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족 경영 기업의 강점에 대해서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독일에선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가족 기업의 성장률이 상장 기업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가족 경영 체제가 빠른 의사 결정을 통해 위기를 신속히 극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비(非)상장 기업인 프로이덴베르크도 가족 기업을 추구한다. 현재 이 회사의 지분은 창업자인 칼 요한 프로이덴베르크의 후손 320여명에게 골고루 나눠져 있다. 한 사람의 지분은 2%를 넘을 수 없도록 돼 있다.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이사진 5명은 모두 전문경영인으로 구성돼 있다. 전문경영인은 경영 자율권을 보장받는 대신 창업자의 철학을 경영에 접목하고 계승하는 역할을 맡는다. 슈타르크 부회장은 "위기 이후 더 큰 성장을 위해선 독일 내 종업원을 절대 해고해선 안 된다는 원칙을 세운 적이 있다"면서 "창업자의 철학을 지키려는 가족 기업이기 때문에 이런 원칙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슈타르크 부회장은 한국과 독일이 중소기업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과 독일은 중소기업 비중이 높고 천연자원이 없다는 공통점이 있다"면서 "독일과 한국은 2차 세계대전 이후 국가가 파괴됐음에도 독특한 성장 스토리를 바탕으로 경제적 성장을 이룩했다는 점에서도 협력할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