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삼척 전역으로 확산하는 온정과 성금"

지난달 중순 삼척시 도계읍 고사리에서 발생한 가스폭발 사고가 한 달이 가까워 오지만 부상자 치료가 험난하기만 하다. 당시 10명이 다쳤고 아직 9명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특히 2명은 화상 범위가 몸 전체의 70%를 넘어 상당 기간 치료가 필요한 실정이다. 하지만 희망도 보인다. 아직 충분치는 않지만, 사고 소식에 각계에서 성금이 답지하고 있다. 삼척에 '힐링 캠프'가 차려졌다.

◇순식간에 '펑'

지난달 15일은 일요일이었다.

이날 오전 삼척시 도계읍 고사리의 작은 교회에서는 목사의 부인 김모(55)씨가 예배를 마친 아이들을 위해 찐빵을 준비하고 있었다.

교회 앞 개인주택에서 찐빵을 찌기 위해 가스불을 켜는 순간 '펑'하는 소리와 함께 건물이 아수라장이 됐다. 가스가 새고 있던 것을 모르고 점화하면서 폭발 사고가 난 것이다.

이 사고로 김씨를 비롯해 교회를 찾았던 아이들 9명이 중경상을 입고 급히 서울의 화상 전문병원으로 후송됐다.

사고 이후 20여일이 지났지만, 부상자들은 아직 병원에 있다. 특히 김씨와 김모(12)군의 화상이 심각하다.

삼척시는 김씨의 경우 전신 70% 화상에, 3도 이상도 65%나 된다고 했다. 김군 역시 전신 80% 이상 화상에 3도 이상이 50%라고 한다. 둘 다 자가 피부이식이 안 되는 상태로 피부 배양을 통한 이식 수술을 반복적으로 받아야 하는 실정이다. 다른 아이들도 1명만 퇴원했으며 9월이 돼야 몇 명이 더 퇴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병원비다.

폭발사고가 난 교회는 개척교회처럼 규모가 작다. 다친 아이들 역시 부모들이 산골에서 넉넉하지 못한 살림살이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와 김군의 지난달 25일까지 병원비만 각각 1300여만원이 나왔다. 피부 배양에만 수천만원이 들고 몇 차례 수술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병원비는 상상을 초월할 전망이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

부상자들의 어려운 소식이 알려지면서 자발적인 모금 운동이 시작됐다.

지난달 20일 한 사찰과 한국부인회 도계지회에서 각각 100만원과 30만원을 기탁한 데 이어 노인회, 이장협의회, 로터리클럽 등 각계 단체에서 성금을 내놓고 있다.

또 관내 기업체와 공무원들도 폭발사고 부상자 돕기에 나서고 있으며 개인이 1만원부터 10만원까지 기탁한 경우도 적지 않다. 삼척에서 활동하는 기업은 각각 2000만원과 1000만원씩을 쾌척하기도 했다. 처음에는 도계읍 중심으로 모이던 성금이 가곡면, 정라동, 남양동, 하장면, 미로면 등 삼척 전역으로 확산하는 분위기다.

9일 오후에는 강원랜드가 삼척시를 방문해 5000만원을 기탁하기도 했다. 이날까지 모두 1억1000여만원이 모금됐다.

삼척시는 "부상자들이 형편이 넉넉하지 못해 병원비 마련은 꿈도 못 꾸는 상황"이라며 "각계에서 정성이 모이고 있지만, 병원비가 얼마가 나올지 몰라 걱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