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자연과 전통이 숨쉰다… 고택 체험 열기

경북 안동에 산재한 고택(古宅)들이 여름 휴가지 등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 고택들은 국내외 관광객들이 1∼3일간 머물며 각종 전통생활을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며, 안동시는 지난해 관광객들이 머물기에 불편함이 없도록 시설을 개선하는 고택·종택 명품화사업도 벌였다.

9일 안동시에 따르면, 지난 6월까지 안동지역 80여개 고택을 찾은 체험객은 모두 1만8032명이다. 이는 지난해(1만6766명) 같은 기간보다 7％ 정도 늘어난 수치다.

안동시 측은 "올해 여수세계박람회를 비롯한 굵직굵직한 행사가 전국 곳곳에서 열리고 있음에도 고택을 찾은 관광객이 늘고 있어 의미 있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고택들은 각양각색의 매력과 프로그램 등으로 관광객들의 발길을 끌어들이고 있다.

낙동강 상류 도산면 가송리에 위치한 농암종택은 도산9곡의 비경과 기암절벽 아래로 굽이치는 낙동강 등과 어우러져 관람객들에게 풍부한 볼거리 등을 선사하고 있다. 이곳 관계자는 "당분간은 예약이 어려울 정도로 많은 사람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임동면 지례예술촌에서는 안동식혜 등 전통음식 만들기 체험과 청소년들을 위한 전통생활 체험, 고서 등을 읽고 서로 이야기를 나눠보는 등의 일화경연대회 체험 등이 가능하다. 또 인근 수애당에서는 지역 특산품인 '마(麻)'를 이용한 마 장아찌 만들기와 부침개 만들기, 한지 만들기 등의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자연 속 고가옥의 정취와 어우러져 펼쳐지는 음악회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 5월부터 정재종택, 대산종택, 경류정종택 등에선 매주 토요일마다 전통음악 공연이 열리고 있다. 특히 오는 11일엔 영조 때 형조참의를 지낸 동야공 김양근이 지은 소산마을의 양소당과 진성이씨 하계파 종택인 수졸당, 정부인 안동장씨의 친정인 서후면 경당종택과 와룡면 경류정종택, 남후면 고산서원 등 5곳에서 한꺼번에 고택음악회가 열릴 예정이다. 이 같은 고택음악회는 오는 10월까지 이어질 계획이다.

이와 함께 오는 11∼15일까지 5일간 안동민속촌 성곽에서 산수실경 뮤지컬 '왕의 나라' 공연이 열릴 예정이다.

안동시는 최근 고장을 찾는 관광객들이 보다 쉽게 고택 체험을 즐길 수 있도록 고택 소개 및 교통안내, 체험거리, 객실정보 등이 담긴 소형책자 8000부를 제작, 각 읍·면·동 및 관광지 등에서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안동시 관계자는 "자연과 어우러진 고즈넉한 고택에서 우리 선조들이 남긴 각종 전통문화를 체험하며 무더위를 잊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며 "가족단위 관광객 등이 많이 찾아 잊지 못할 추억을 남겼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