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속에 숨겨진 작가의 일상을 찾아라

예술에는 국경이 없지만, 작가에게 국경이 특별한 의미를 가질 때가 있다. 작가 오스카 오이와(47)가 그런 경우다. 오이와는 브라질에서 태어난 일본인이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의 포스터를 제작하는 작가 중 하나로 선정될 만큼 브라질에서 부지런히 활동 중이다. 그러나 그의 작품은 그저 브라질의 열대림을 그리는 데 그치지 않는다. 뉴욕에 머물고 있는 그는 항공기에서 내려다본 조각보 같은 미국 풍경을 그릴 때도 있고, 호텔 창문을 통해 내려다본 일본 지방의 마을 풍경을 그리기도 한다. 다양한 토포스(topos·장소)에 대한 탐색이 산만하지 않은 것은 거의 대부분의 그림 속에 자기 일상의 흔적을 새겨 놓았기 때문이다. 일본 술집 풍경에 친한 이들의 이름을 술 이름처럼 슬쩍 집어넣고, 어릴 적 본 고래의 이미지에 일본 마을 풍경을 숨겨 놓는 식이다. 커다란 캔버스에 펼쳐진 문명, 야생, 기억, 현실의 몽환적 조합이 낯설면서도, 또 한편으로 궁금해지는 그런 작품들이다. 9월 2일까지 금산갤러리 서울. (02)3789―6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