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 흥행, 집계 오류인 줄 알았다… 나는 이야기꾼"
입력 : 2012.08.14 03:06 | 수정 : 2012.08.14 16:26
'도둑들' 주중 1000만 돌파… 최동훈 감독 인터뷰
내 B급 영화가? 어안이 벙벙… 관객들, 순수한 재미 느낀 듯
첫 호흡 맞춘 프로듀서 아내 조언자 역할해줘 든든했죠
난 아직도 갈길 먼 젊은 감독, 훌륭한 상업영화 만들고 싶어
지난달 25일 개봉한 최동훈(41) 감독의 영화 '도둑들'이 한국 영화 사상 여섯 번째로 1000만 관객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영화의 투자배급사 쇼박스미디어플렉스 측은 "12일까지 923만7501명의 관객이 봤으며 16일쯤 1000만 관객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고 13일 밝혔다. 윤제균 감독의 '해운대'(2009) 이후 3년 만에 '1000만 영화'가 나오는 셈이다. 첫 1000만명 관람 영화는 2003년 개봉한 강우석 감독의 '실미도'였다.
영화계에서는 '도둑들'의 1000만 관객 동원 '1등 공신'으로 최동훈 감독을 꼽는 데 이견이 없다. 최 감독은 앞서 연출한 '범죄의 재구성'(212만명) '타짜'(568만) '전우치'(613만) 등 세 편의 영화도 모두 흥행에 성공했다. 13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한 카페에서 최 감독을 만났다.
영화계에서는 '도둑들'의 1000만 관객 동원 '1등 공신'으로 최동훈 감독을 꼽는 데 이견이 없다. 최 감독은 앞서 연출한 '범죄의 재구성'(212만명) '타짜'(568만) '전우치'(613만) 등 세 편의 영화도 모두 흥행에 성공했다. 13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한 카페에서 최 감독을 만났다.
―1000만 동원을 예상했나.
"영화를 찍으면서 1000만 관객을 기대하는 감독은 없다. 그리고 내 영화는 B급 영화고 범죄물이라서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많이 갈린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어안이 벙벙하다. 처음엔 영화진흥위 통합전산망의 오류인가 싶었다."
―1000만이라는 숫자는 감독 자신에게 어떤 의미인가.
"'앞으로의 길이 더 험난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담감 때문에…. '스트레스는 내 친구'라면서 사는데 친구가 늘어난 것이다. 그래도 고생한 스태프와 배우들에겐 선물이 될 것 같다."
―지금까지 흥행에 실패하지 않은 비결은.
"나도 궁금하다. 내가 쓴 시나리오는 '관객이 들까'라는 염려를 받아 왔다. 이번 영화도 '시나리오는 재밌는데 타짜를 넘을 수 있을까'하는 우려가 있었다. 그래서 영화가 시나리오보다 더 좋게 나오길 바라며 촬영할 때 더 치열해지곤 한다. 이번 작품에선 순수한 영화적 재미를 앞세웠기 때문에 관객들이 '영화적인 영화'라고 느낀 듯하다."
"영화를 찍으면서 1000만 관객을 기대하는 감독은 없다. 그리고 내 영화는 B급 영화고 범죄물이라서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많이 갈린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어안이 벙벙하다. 처음엔 영화진흥위 통합전산망의 오류인가 싶었다."
―1000만이라는 숫자는 감독 자신에게 어떤 의미인가.
"'앞으로의 길이 더 험난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담감 때문에…. '스트레스는 내 친구'라면서 사는데 친구가 늘어난 것이다. 그래도 고생한 스태프와 배우들에겐 선물이 될 것 같다."
―지금까지 흥행에 실패하지 않은 비결은.
"나도 궁금하다. 내가 쓴 시나리오는 '관객이 들까'라는 염려를 받아 왔다. 이번 영화도 '시나리오는 재밌는데 타짜를 넘을 수 있을까'하는 우려가 있었다. 그래서 영화가 시나리오보다 더 좋게 나오길 바라며 촬영할 때 더 치열해지곤 한다. 이번 작품에선 순수한 영화적 재미를 앞세웠기 때문에 관객들이 '영화적인 영화'라고 느낀 듯하다."
―시나리오 쓸 때 염두에 두는 것은.
"지금 쓰고 있는 게 관객에게 솔깃한 이야기인가, 재밌는 이야기인가, 그리고 이야기 끝난 다음에 뭔가 다른 게 느껴지는가이다. 스스로를 '스토리텔러(이야기꾼)'라고 여긴다."
―촬영 현장에선 뭘 가장 앞세우나.
"내가 배우를 사랑하는가이다. 시나리오에선 스토리가 중요하지만, 촬영장에선 배우를 찍는 거니까. 그들이 창의적이고 편안한 환경에서 일하도록 하는 게 최우선이다. 그리고 감독은 촬영장에서 많은 결정을 해야 하기에 빠른 판단을 내리려고 한다."
―'전우치' 빼고는 지금까지의 연출작들이 다 범죄물이다.
"범죄물은 일단 내가 (관객으로서) 보고 싶은 장르다. 사람들은 범죄, 사건, 사고에 무한한 호기심을 갖고 있다. 그런 게 나한테 벌어지지 않았으면 하지만 구경하고 싶은 심리 같은 거다. 갓 대학에 들어갔을 땐 사회부 기자를 하고 싶었다."
―대중영화가 아닌, 소위 '예술영화'를 연출해보고 싶은 생각은.
"훌륭한 상업영화를 만들고 싶다. 그건 인간의 단면을 보여주면서 스토리에 흡입력이 있는 작품이다. 스스로 '내가 만든 게 훌륭한 상업영화인가'라는 고민도 많이 한다. 1000만 관객이 들었다고 그 지점에 도달한 건 아니니까."
―아내인 안수현 프로듀서('너는 내 운명' '그놈 목소리')와 함께 한 첫 작품이다.
"안 PD는 영화계에선 나보다 한참 선배다. 원래는 각자 일하려고 했다, 싸울까 봐. 그런데 막상 같이 하니까 긍정적인 면이 많았다. 내가 감독으로서의 나 자신에게 어떤 의심을 갖고 있을 때 그가 옆에서 훌륭한 조언자 역할을 해줬다. 우리는 서로의 일을 존중한다는 원칙을 지켜왔고, 안 PD는 워낙 공사(公私) 구분이 철저한 사람이라 오히려 편했다. 우린 부부이자 친구라서 같이 일하면 재밌다."(인터뷰 도중 합류한 안 PD는 "예전에는 각자 촬영장에 가느라 3개월 동안 못 본 적도 있다. 그래도 이번에는 얼굴을 계속 보고 일하니까 좋더라"라고 했다.)
―앞으로 계획은.
"얼마 전 수영을 배우기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25m만 헤엄치는 것도 힘들더니 이제 그래도 100m는 간다. 감독으로서도 갓 헤엄치는 방법을 배워서 100m 정도 도달했다고 생각한다. 난 아직 젊은 감독이다. 갈 길이 멀다. 계획은 없고, 있어도 지금은 얘기 안 한다."
"지금 쓰고 있는 게 관객에게 솔깃한 이야기인가, 재밌는 이야기인가, 그리고 이야기 끝난 다음에 뭔가 다른 게 느껴지는가이다. 스스로를 '스토리텔러(이야기꾼)'라고 여긴다."
―촬영 현장에선 뭘 가장 앞세우나.
"내가 배우를 사랑하는가이다. 시나리오에선 스토리가 중요하지만, 촬영장에선 배우를 찍는 거니까. 그들이 창의적이고 편안한 환경에서 일하도록 하는 게 최우선이다. 그리고 감독은 촬영장에서 많은 결정을 해야 하기에 빠른 판단을 내리려고 한다."
―'전우치' 빼고는 지금까지의 연출작들이 다 범죄물이다.
"범죄물은 일단 내가 (관객으로서) 보고 싶은 장르다. 사람들은 범죄, 사건, 사고에 무한한 호기심을 갖고 있다. 그런 게 나한테 벌어지지 않았으면 하지만 구경하고 싶은 심리 같은 거다. 갓 대학에 들어갔을 땐 사회부 기자를 하고 싶었다."
―대중영화가 아닌, 소위 '예술영화'를 연출해보고 싶은 생각은.
"훌륭한 상업영화를 만들고 싶다. 그건 인간의 단면을 보여주면서 스토리에 흡입력이 있는 작품이다. 스스로 '내가 만든 게 훌륭한 상업영화인가'라는 고민도 많이 한다. 1000만 관객이 들었다고 그 지점에 도달한 건 아니니까."
―아내인 안수현 프로듀서('너는 내 운명' '그놈 목소리')와 함께 한 첫 작품이다.
"안 PD는 영화계에선 나보다 한참 선배다. 원래는 각자 일하려고 했다, 싸울까 봐. 그런데 막상 같이 하니까 긍정적인 면이 많았다. 내가 감독으로서의 나 자신에게 어떤 의심을 갖고 있을 때 그가 옆에서 훌륭한 조언자 역할을 해줬다. 우리는 서로의 일을 존중한다는 원칙을 지켜왔고, 안 PD는 워낙 공사(公私) 구분이 철저한 사람이라 오히려 편했다. 우린 부부이자 친구라서 같이 일하면 재밌다."(인터뷰 도중 합류한 안 PD는 "예전에는 각자 촬영장에 가느라 3개월 동안 못 본 적도 있다. 그래도 이번에는 얼굴을 계속 보고 일하니까 좋더라"라고 했다.)
―앞으로 계획은.
"얼마 전 수영을 배우기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25m만 헤엄치는 것도 힘들더니 이제 그래도 100m는 간다. 감독으로서도 갓 헤엄치는 방법을 배워서 100m 정도 도달했다고 생각한다. 난 아직 젊은 감독이다. 갈 길이 멀다. 계획은 없고, 있어도 지금은 얘기 안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