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수없이 노력해 얻은 것… 엄친딸? '엄마랑 친한 딸'일 뿐"

"이번 콘서트를 '컴백 콘서트'라고 할 순 없어요. 전 음악을 그만둔 적이 없거든요."

고등학교 1학년 때 데뷔한 뒤 2005년 4집을 끝으로 대중 앞에서 사라진 이소은(30). 미국 로스쿨을 마치고 뉴욕 로펌에 취직한 그가 9월 1일 서울 서강대 메리홀에서 '헬로 어게인(Hello Again)'이라는 이름의 단독 콘서트를 갖는다.

10일 서울 정동 한 카페에서 만난 이소은은 "유학 중 순간순간 힘이 돼준 팬들에게 보답하는 마음으로 공연을 갖기로 했다. 풀어낼 이야기가 정말 많다"고 했다.

이소은은 연예계 대표 '엄친딸(엄마 친구의 딸·여러 조건을 갖춘 완벽한 사람을 칭하는 말)'로 통한다. 고등학생 때 가수 윤상과 이승환의 지원으로 데뷔했고, 2007년 고려대 영문학과를 졸업했다. 2009년에는 가수 활동을 중단하고 미국 노스웨스턴대 로스쿨에 입학했다. 그는 "난 엄마와 친한 딸이라는 의미의 엄친딸"이라며 "수없이 노력하기에 난 당당하다. 그냥 난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열심히 찾아가는 젊은이"라고 했다.

가수 활동을 그만두고 유학 간 이유에 대해서는 "사람들의 삶을 실질적으로 바꿔보고 싶었다"고 했다. "봉사 프로그램을 촬영하면서 일회성에 그치는 것에 대한 회의감이 들었죠. 제가 연예인으로서 사람들에게 잠시 흥분과 색다른 감정을 줄 순 있지만 그게 오래가진 않잖아요. 사람들의 실제 생활을 더 낫게 바꾸는 데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유학생활은 녹록지 않았다고 한다. "'차가운 논리를 공부하기에는 내가 너무 감성적이구나'라며 좌절한 적도 많아요. 힘들 때마다 내가 가수로 활동하면서 무대에 섰던 동영상을 돌려봤죠. 지금의 난 한없이 작아졌지만, 예전의 난 음악을 사랑하고 당당하게 무대에 섰던 사람이라는 것을 잊지 말자는 뜻에서요."

이소은은 "학업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작곡을 하며 풀었다"고 했다. 그는 "지금껏 14곡 정도를 만들었다"며 "성당에서 노래봉사를 하고, 기타 하나 들고 노인복지시설을 찾아 노래를 불러 드리는 식으로 무대 그리움을 달랬다"고 했다. "내 음악은 더 심플해지고 단단해진 것 같아요. 겉치레보다는 알맹이가 중요해졌죠. 기본에 충실해졌다고 할까요. 하하."

그는 "음악과 법 모두 소통하는 매개체"라고 했다. "음악은 사람의 마음을 이어주고, 법은 사람의 삶을 원만하게 연결해줘요. 법에 틀이 있듯 음악에도 코드와 박자 등의 틀이 있는 것도 비슷하죠."

이소은은 "앞으로 내 주(主)직업은 변호사일 것"이라면서도 "한국에 자주 와 공연 등 음악 활동은 계속할 생각"이라고 했다. "세계 어디에 있든지 음악을 만들어 디지털 싱글로 발표할 수 있는 시대잖아요. 뉴욕에서 피아니스트인 친언니(이소연)와 함께 음악으로 소통하는 웹사이트 플랫폼을 만들 계획도 있죠. 다른 것에 구애받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색깔의 음악을 꾸준히 일굴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