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 금리 3%시대… '재테크 新3인방' 뜬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내린 이후 예금 금리가 동반 하락하면서 시중은행에서 연 4%대 정기예금이 자취를 감췄다.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의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는 지난달보다 0.2~0.5%포인트 떨어져 현재 연 3.2~3.5%까지 낮아진 상태다. 산업은행의 'KDB다이렉트 정기예금'(4.05%) 정도만 간신히 4%대 예금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저축은행들의 금리도 최근 1년 사이 1%포인트가량 급락하며 4% 선 붕괴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자에 대해 세금을 내야 하고, 올해 물가상승률이 2%대임을 감안하면, 물가를 감안한 세후 실질 수익률은 고작 연 1% 정도밖에 안 된다.

여기에 8·8 세제 개편안으로 '세금 비상'이 걸리면서 재테크 셈법이 더욱 복잡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안정성과 예금 금리 이상의 수익률, 세제 혜택의 세 마리 토끼를 잡는 묘안은 없을까? 요즘 자산가들이 많이 찾는 상품에서 힌트를 찾을 수 있을지 모른다. 브라질 채권 등 외국 채권과 원금 보장형 ELS(주가연계증권), 인프라 펀드 등이 그것이다.

◇예금금리 3% 시대에 주목받는 투자 대상들

올 들어 국내외 증시가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면서 국내외 주식형펀드에서는 돈이 빠져나가는 반면, 해외 채권형 펀드에는 꾸준히 돈이 몰렸다. 특히 신흥국 국채에 투자하는 펀드가 인기다. 신흥국에서 발행한 채권이라 선진국 채권보다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고, 국채라서 다른 채권보다 비교적 안전하다는 이유에서다.

①해외 채권

금융정보회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국내 주식형펀드와 해외 주식형펀드에서 도합 3조6000억원가량이 빠져나가는 동안 선진국 회사채와 신흥국 국채 등에 집중 투자하는 해외 채권형 펀드에는 6000억원가량의 자금이 들어왔다. 'AB이머징마켓증권투자신탁(채권-재간접형)'이나 '피델리티아시아하이일드증권자투자신탁(채권-재간접형)'처럼 올 들어 10%가 넘는 수익을 올리고 있는 해외 채권형 펀드도 제법 된다.

또 영국 보험사가 발행한 장기채 등 선진국 회사채에 대한 직접 투자도 관심을 끌고 있다. 신흥국 국채의 경우 지난해 1조5000억원대 투자금을 끌어들였다가 환차손 탓에 인기가 추락한 브라질 국채가 세제 개편 이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세제 개편으로 물가연동국채나 즉시 연금의 비과세 혜택이 사라진 반면, 브라질 국채는 연 7%에 달하는 이자 수익과 채권 매매 차익, 환차익이 모두 예전 그대로 비과세 혜택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②원금보장형 ELS

ELS 중에서 원금이 보장되는 상품의 수요도 꾸준히 늘고 있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원금보장형 ELS는 발행 규모가 올해 초 1조1324억원이던 것이 7월 현재 1조6174억원으로 늘면서 전체 ELS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절반에 육박한다. 이 상품은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플러스 알파 수익률을 주고, 그렇지 못하면 원금만 보장해 주는 식으로 설계돼 있다. 예를 들어 삼성증권이 최근 발행한 원금보장형 ELS는 1년간 한국과 홍콩의 주가지수가 모두 최초 기준가 대비 95~110% 구간에 있으면 최고 연 5% 수익을 주고, 그 범위를 벗어나면 원금만 돌려주는 식이다. 이보다 조금 더 고수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에게는 일정 목표에 도달하면 조기 상환되는 즉시 지급식 ELS나 월 지급식 ELS가 인기를 끌고 있다.

③인프라 펀드

이번 세제 개편안에서 인프라 펀드 분리과세 혜택이 2014년 말까지 2년 연장됨에 따라 맥쿼리인프라 등 인프라 펀드도 새삼 주목받고 있다. 현대증권 이희 프리미어컨설팅 팀장은 "연 6%가량의 배당을 받을 수 있고, 주식시장에 상장돼 있어 현금화가 쉽다는 것이 장점"이라며 "다른 투자처의 세제 혜택이 크게 축소되면서 인프라 펀드가 반사이익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금을 들고 때를 기다리는 전략이 유용하다는 조언도 있다. 박승안 우리은행 강남투체어스 부장은 "불확실성이 높은 지금은 높은 수익을 낼 타이밍이 아니다"면서 "장단기 예금 금리차가 거의 없기 때문에 단기예금에 돈을 넣어두고 시장 상황을 지켜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