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2.08.16 03:14 | 수정 : 2012.08.16 03:45

[2분기 투자 포트폴리오 분석]
金 투자 두배로 늘린 소로스, 골드만삭스株는 전량 팔아… 페이스북株 매입… 손해본 듯
에너지株 사들인 버핏, 경기 변화에 민감한 IT·소비株 등은 내다 팔아

글로벌 금융 불안과 경기 부진이 이어지면서 글로벌 '큰손'들의 투자 행태도 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의 대가들은 안전자산인 금(金) 투자를 늘린 반면 경기 둔화시 타격을 받는 IT 관련주와 소비재의 비중을 줄였다.

14일(현지 시각)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공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4~6월에 미국의 헤지펀드 투자자 조지 소로스와 존 폴슨은 금에 대한 투자를 일제히 늘렸다. 소로스는 세계 최대의 금 상장지수펀드(ETF)인 SPDR골드트러스트의 지분을 3월 31일 31만9550주에서 6월 30일 88만4400주로 늘렸다. 지난 1분기 해당 상품 투자를 전 분기 대비 99% 줄였던 것과 대조된다. 미국 주택시장의 붕괴를 정확히 예측해 유명세를 탄 폴슨도 2분기에 SPDR골드트러스트의 지분을 전 분기보다 26% 늘렸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의 일종이지만 상대적으로 미 국채에 비해 조명을 받지 못했던 금에 다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미 국채(國債)와 달러에 자금이 몰리며 금값은 2분기에 2008년 3분기 이후 가장 큰 하락 폭(4%)을 기록했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3분기부터 금값이 다시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내셔널증권은 "세계 중앙은행들이 투자 다변화 차원에서 금을 매입하고 있고, 부양책으로 푼 돈이 인플레이션을 야기하면 이에 대한 헤지(위험 회피) 수단인 금 투자도 다시 늘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은 석유 굴착기 메이커인 내셔널오일웰바코와 석유 유통회사 필립스66 주식을 각각 280만주와 270만주씩 총 13억달러(약 1조5000억원)어치 사들였다. 대표적인 장기 투자자 버핏은 미래에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하고 에너지 주식을 매입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종우 솔로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제 유가가 80달러선에서 더 떨어지지 않을 걸로 보고 버핏이 투자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버핏은 IT업종과 소비주 등 경기 변화에 민감한 종목들은 내다 팔았다. 보유하고 있던 반도체업체 인텔 주식 774만주를 전량 매각했고, 생활용품 기업인 존슨앤존슨과 음식료업체 크래프트푸즈의 주식도 각각 64%, 25%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로스는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JP모간의 주식을 4~6월에 전량 매도해 6월 말 현재 한 주도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보고했다. 이외에 씨티그룹·웰스파고 등 미국의 대형 은행들 주식도 매각했다. 유럽 재정 위기로 이 은행들의 실적이 악화됐고, 세계적인 은행 규제 움직임까지 더해질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소로스는 버핏과 달리 IT업종에 투자했다가 손해를 본 것으로 추정된다. 소로스는 미국 SNS(소셜네트워크 서비스)업체인 페이스북 주식을 34만1000주를 샀다고 보고했다. 정확한 매입 시점은 알려지지 않았다. 6월 말 페이스북 주당 가격 30달러를 적용할 경우 1023만달러(약 115억원) 정도 되는 규모다. 페이스북은 미국 증시에 상장된 지난 5월 18일 주가가 장중 45달러까지 올랐지만, 열흘 만에 28달러로 급락했다. 이후 30달러선을 오르내리다가 지난 14일 20달러까지 떨어진 상태다. 6월 말 주가를 적용해 비교한다면 소로스는 341만달러(약 38억원)의 손해를 본 셈이다. 그러나 CNN은 "소로스가 보유 중인 주가총액인 69억달러(약 78조원)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손실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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