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부천] 복숭아 향기에 취하고 부천사랑 키우고

제14회 '소사 복숭아 축제'가 17 ~18일 부천시 소사구 송내동에 있는 부천여중에서 열린다. 부천여중 뒤편에는 부천에서 가장 큰 복숭아 과수원(면적 약 2만7000㎡) 이 있다. 부천은 도시화가 급격히 진행되기 전인 1970~1980년대 전국 최고의 복숭아 명산지였다.

복숭아 축제는 17일 전야제와 18일 본행사로 열린다. 전야제로 17일 오후 8시에 영화 '아부의 왕'이 무료 상영된다. 18일 오후에는 복숭아 먹기 대회와 복숭아 길게 깎기, 씨 멀리 뱉기 등 다채로운 행사가 열린다. 모형 복숭아에 주민 각자의 소원을 적어 솟대 모양의 장대에 매다는 행사도 진행된다. 행사를 주관하는 송내1동주민센터는 모형 복숭아 1000여개를 준비해 참석자들에게 나눠준다. 수십년 전 과수원 및 농촌의 풍경을 보여주는 '부천의 어제'와 최근의 아파트숲을 이룬 '부천의 오늘'을 보여주는 사진전과 주민들이 마을을 아름답게 가꾸어가고 있는 '우리 동네가 달라졌어요' 전시회도 진행된다. 축제 분위기를 띄우기 위한 풍물놀이패의 길거리 공연도 펼쳐진다. 송내1동주민센터~중동역~롯데마트~신한일전기~부천여중의 약 2㎞ 구간을 행진한다.

식전행사로 풍물·경기민요·댄스스포츠·사물놀이·줄타기·비보이·벨리댄스·난타 등 각종 공연이 진행된다. 단청 및 민화 그리기와 한지 및 목공예 등의 체험 행사도 열린다. 오후 7시 40분 개막식이 진행되며 불꽃놀이가 펼쳐진다. 식이 끝난 오후 8시 30분부터는 시민들의 노래 자랑과 가수 공연 등이 이벤트로 곁들여진다.

부천시는 주민들에게 정주(定住)의식과 부천에 대한 자긍심을 심어주고 지역 주민을 하나로 묶기 위해 매년 복숭아 축제를 열고 있다. 시 관계자는 "축제에는 매년 3000여명의 시민이 참가하고 있다"며 "부천을 알리는 지역의 대표 축제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원미산 자락인 춘덕산에 있는 복숭아 과수원(8000여㎡)에서는 매년 봄에 복숭아꽃 축제를 열어 부천이 복숭아의 고향임을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리고 있다. 2001년에는 시를 대표하는 나무로 복숭아 나무가 지정됐다.

부천의 복숭아는 1900년대 초 일본인이 복숭아를 재배하면서 시작됐다. 일본인들은 완만한 형태의 부천 지형과 토질이 복숭아를 재배하기에 적합하다고 여겨 복숭아 재배를 확대해나갔다. 광복 후 1960년대는 재배면적이 무려 180여만㎡였으며 한 해 생산량이 2000t에 달했다. 1970년대까지 부천 복숭아는 대구의 사과, 나주의 배와 함께 3대 과일 명물로 손꼽혔으며 전국 각지로 팔려나갔다. 경인선 철도 인근으로 복숭아를 판매하는 많은 원두막과 농장이 형성돼 가족과 연인, 친구들의 나들이 장소로 인기를 얻었다. 1970년대 후반부터 1980년대 들어 부천이 도시로 본격 개발되면서 복숭아 과수원은 거의 사라졌다. 경인전철 중동역·송내역 일대와 성주산 자락이 복숭아 과수원이 있던 곳이다.

2011년 현재 부천시 전체 복숭아 과수원 면적은 10만5000여㎡이다. 30여가구가 소사동·계수동·옥길동·작동·대장동 등에서 복숭아 재배를 하며 한 해 100t 정도를 생산하고 있다. 복숭아 과수원은 앞으로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옥길동이 보금자리지구로 지정돼 이 지역에 있는 과수원 일부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부천시 관계자는 "부천에서 생산되는 복숭아 양은 적지만 맛은 좋은 편"이라며 "소사동 일부 농가의 복숭아는 맛이 좋다고 소문나 택배 등을 통해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부천시는 복숭아 재배 농가에게 복숭아 봉지와 방역약품, 과일 박스 등을 지원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