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I] 안양 박달하수처리장 친환경 공원으로 거듭난다

안양 박달하수처리장의 하수처리시설이 모두 지하에 새로 건설되고, 상부에는 대형 공원이 조성된다. 이에 따라 혐오시설인 하수처리장의 악취가 사라지고, 주민들을 위한 각종 편의공간을 확보하는 효과를 거두게 됐다. 박달처리장의 지하화 사업은 내년에 착공해 2016년 연말까지 완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박달처리장은 지난 1992년 4월 완공돼 20년 넘게 가동해왔다. 전체 면적이 약 20만㎡로 하루 평균 25만t(시설용량 30만t)의 하수를 처리하고 있다. 석수하수처리장과 더불어 안양권(안양·군포·의왕)의 생활하수를 처리한다. 그러나 시설이 노후한 데다 인근에 KTX 광명역이 들어서고 역세권 택지 개발이 진행되면서 악취 등을 호소하는 민원이 제기됐다. 이 때문에 안양시·광명시·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2008년 박달처리장의 지하화에 합의했다.

그러나 재원 조달이 관건이었기 때문에 줄다리기를 거듭하다 최근에야 3자 합의가 성사됐다. 박달처리장 지하화 사업에는 3210억원이 들어갈 예정이다. 이 가운데 2760억원은 광명역세권 개발을 시행하고 있는 LH가 부담한다. 광명역세권에서 발생하는 생활하수를 함께 처리하는 조건이다. LH는 광명역세권 공원부지의 일부를 용도변경해 매각하는 방식으로 일부 재원을 확보하게 된다. 나머지는 안양시 등이 부담한다.

박달처리장의 지하화 사업을 위탁받은 한국환경공단은 지난 17일 조달청을 통해 입찰공고를 냈다. 설계는 물론 건설, 가동까지 시공업체가 모두 맡는 턴키(일괄수주계약) 방식이다. 다음달 17일 현장 설명회를 갖고 내년 1월 15일까지 입찰서를 제출받는다. 안양시 하수과 김진수 하수시설2팀장은 "근래에 보기 드문 대형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국내 굴지의 건설업체들이 거의 모두 입찰 참여 의사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새로 들어서는 하수처리장은 기존의 처리장 지하에 배치돼 악취가 외부로 발생하지 않는다. 또 고도처리 공정과 총인 처리시설을 도입해 방류수의 수질을 높이게 된다. 이 때문에 안양천의 수질을 개선하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현재의 시설(15만t 2기) 가운데 1기를 먼저 철거한 뒤 지하에 25만t 처리시설을 짓는다. 이어 계속 가동해 온 나머지 15만t 1기를 철거하고 지상에 공원을 조성하는 방식으로 공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특히 박달처리장의 상부공간은 공원으로 조성해 녹지공간을 확보하고 혐오시설 이미지를 바꿀 예정이다. 안양시는 지하화를 통해 깨끗한 물과 신·재생 에너지를 발생시키고, 휴식공간도 제공한다는 의미를 담아 '안양 에코 드림파크'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하수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를 신·재생 에너지로 만들어낸다. 연간 3200여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1152만Kwh의 전기를 생산, 90억원 상당의 석유 대체 효과도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또 지상 공간에는 체육시설과 휴게시설, 조경 등이 두루 들어설 전망이다. 안양시는 입찰 과정에서 시공업체가 다양한 아이디어를 담아 설계를 제시하면 선택적으로 반영하겠다는 방침이다. 최대호 안양시장은 "하루 25만t에 이르는 대용량 하수처리장을 지하화하는 사업은 세계적으로도 드물다"며 "사업이 완료되면 서울 여의도 공원(약 23만㎡) 규모의 녹지공간이 생기는 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