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달성군 하빈면 주민들 '동물원 환영'

지지부진하던 달성공원 동물원 이전 사업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이전 후보지로 꼽히던 달성군 하빈면의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동물원 유치에 나섰기 때문이다.

달성군 하빈면 주민 등 33명으로 구성된 달성공원동물원 하빈이전 유치추진위원회(위원장 이병오·이하 유치추진위)는 지난 17일 하빈면사무소 회의실에서 유치위원회 발대식을 거행했다. 이날 발대식에는 김문오 달성군수를 비롯, 하빈면 출신인 현소환 방송콘텐츠진흥재단이사장이 고문으로 참석하는 등 많은 인사가 참석했다.

유치추진위는 이날 발대식을 시작으로 동물원이 하빈면에 이전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

김문오 달성군수는 "하빈면으로 동물원을 이전해 육신사와 태고정 등의 역사문화자원 및 4대강 사업으로 정비된 생태자원 등과 연계한 전국적인 관광명소로 거듭날 수 있도록, 동물원 이전 추진에 면민들의 확고한 의지와 단합심을 보여 주어 동물원이 꼭 유치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줄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구시가 지난 2000년부터 이전을 추진했던 동물원 이전 계획이 구체화되는 계기를 맞게 됐다.

동물원 이전을 위해 대구시는 지난 2000년 이전계획을 수립했다. 이전대상지는 수성구 삼덕동 대공원 예정부지였으나 민간투자 유치가 사실상 무산됐다. 이전에 필요한 소요예산만 1800여억원이라는 막대한 사업비가 걸림돌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초 달성 출신의 김대성 대구시의원이 달성군으로의 동물원 유치를 제안하면서 동물원 이전 사업은 다시 점화됐다. 8월에는 유치추진위가 구성돼 하빈면으로의 동물원 유치 결정을 내렸다. 이와 관련 유치추진위는 하빈면 내 5곳을 후보지로 선정해 대구시에 통보했다. 이번 유치추진위의 발대식은 물밑에서 움직이던 유치과정이 표면으로 드러난 것이다.

유치추진위는 "대구교도소가 하빈면으로 이전되는데, 이런 혐오시설을 이전하는 것에 대한 인센티브의 차원에서 동물원 유치를 시도했다"며 "더욱 좋은 것은 동물원과 함께 위락시설이 건립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달성공원 동물원은 지난 1970년 조성돼 현재 호랑이와 곰 등 1500여 마리의 동물을 사육 중이다.

전국적인 명물로 이름을 떨쳤던 달성공원 동물원은 그러나 시설 노후화에 따른 악취 유출 등 각종 문제점을 노출함에 따라 도심 동물원으로서의 기능을 점차 잃어가고 있다. 하빈면 주민들이 유치추진위를 출범시키고 동물원 유치에 본격적으로 나섰지만 이것이 현실화 되기에는 넘어야 할 장벽이 많다.

대구시는 하빈면 내 5곳과 함께 수성구 대공원 후보지, 팔공산 일대, 대구수목원 인근 등 10곳을 동물원 이전 후보지로 꼽고 있다. 이 후보지 중 접근성, 확장 가능성, 기존 시설과의 시너지 효과 등을 고려해 선정할 계획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요소는 민간자본의 유치다.

동물원 이전이 성사되기 위해서는 하빈면 내 5곳의 후보지가 이런 요건들을 어느 정도 충족시켜야만 하는 것이다.

대구시는 끝내 민간자본이 유치되지 않을 경우 대구시의 자체 예산으로 동물원 이전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그럴 경우 동물원 이전은 기간이 더욱 길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시 강점문 공원녹지과장은 "가장 우선은 민간자본의 유치이지만 이것이 성사되지 못할 경우 대구시의 예산으로 동물원 이전을 추진해야 하는데 시의 재정이 어느 정도 뒷받침되느냐에 따라 동물원 규모나 기간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에 하빈면 주민들이 동물원 유치에 나섬에 따라 동물원 이전 사업이 다소 숨통이 트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