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주 아쿠아플라넷 고래상어 急死 미스터리

지난달 제주 앞바다에서 '기막힌 우연'으로 잡힌 뒤 수족관에 전시됐던 고래상어 1마리가 지난 18일 오전 5시쯤 폐사했다.

제주 해양과학관 내 대형수족관을 운영하는 한화 아쿠아플라넷 측은 "고래상어 '해랑'이 지난 1일 이후 먹이인 크릴새우 등을 먹지 않아 일본에서 고래상어 전문 사육사를 긴급 초빙하는 등 회복시키기 위해 노력했지만 18일 숨을 거뒀다"고 21일 밝혔다. 아쿠아플라넷 관계자는 "잡혔을 때 내상을 입었을 수도 있고, 원래 질병이 있었거나 수조 시스템에 문제가 생겼을 수 있어 정밀 조직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랑'은 지난달 6일 제주 어민 정치망 그물에 잡혔던 고래상어 2마리 중 하나. 4.5m 크기로 포획 경위를 놓고 제주해양경찰서가 수사에 나서기도 했다. 아쿠아플라넷 측은 원래 지난달 14일 개장에 맞춰 중국에서 1마리당 10억원을 주고 고래상어 2마리를 들여오려 했으나 중국이 고래상어 반출 금지 명령을 내리면서 난감해졌다. 그런데 갑자기 어민이 그물에 걸린 고래상어를 기증하면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당시 아쿠아플라넷 측은 "하늘에서 뚝 떨어졌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기막힌 우연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해양경찰에서는 "10년간 제주해역에서 거의 잡히지 않던 고래상어가 2마리나 나타났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그물에 걸렸다는 고래상어가 상처가 거의 없을 정도로 멀쩡하고, 그물도 손상 없이 깨끗한 것도 의심스럽다"며 부탁을 받고 잡은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아쿠아플라넷 측이 5t 크레인과 고래상어를 운반할 대형 수조차까지 마련해 놓고 있었다는 점도 의혹을 부채질했다. 해경은 결국 의혹을 입증하지 못하고 최근 내사 종결했지만 그 뒤로도 이 우연을 두고 말이 많았다.

이번 '해랑' 폐사 사실이 알려지자 동물보호단체 '핫핑크돌핀스'는 이날 "고래상어가 수족관에서 폐사한 것은 극심한 스트레스가 한 원인"이라며 "남은 고래상어('파랑')를 즉각 방사하라"고 요구했다. 이 단체는 이어 "만타가오리가 죽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고래상어까지 죽었다면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만타가오리는 날개 길이가 7m에 달하는 대형 가오리다.

제주환경운동연합도 "멸종위기종 고래상어를 즉각 방류하라"며 "고래상어의 포획·이동·전시 등 관리 과정에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아 일어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아쿠아플라넷 측은 "아직 방사 계획은 없다"며 "다른 고래상어 '파랑'이 폐사하지 않도록 제주해양 수산연구원과 연구 계약을 맺고 멸종위기 생물연구기금을 만드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고래상어는 세계적 멸종 위기종으로 다 자라면 최대 18m, 몸무게는 20t에 육박한다. 지구에서 가장 큰 어종이자 희귀종으로 분류되어 있다. 아쿠아플라넷 수족관 용량은 1만800t으로 아시아 최대 규모이며, 고래상어·이글레이·바다코끼리 등 희귀 해양생물들을 전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