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DX 영화관 "나도 한류다"

눈과 귀뿐 아니라 촉각·후각·방향 감각까지 자극하는 4DX 영화관이 또 하나의 대표적인 한류(韓流) 상품으로 떠올랐다. 2010년 9월 중국 베이징을 시작으로 해외에 진출한 한국의 4DX 영화관이 멕시코·브라질·태국·러시아·이스라엘 등 6개국으로 확산돼 총 20개관으로 늘었다.

4DX 영화관은 영화 속 장면에 따라 의자가 움직이거나 진동이 발생하는 신종 영화관이다. 바람이 나오거나 물이 뿜어지고, 향기가 나오기도 한다. '트랜스포머3' '미션임파서블3' '어벤져스' 등 액션이 많은 영화 감상에 제격이다.

일반 극장용 4DX 영화관은 멀티플렉스 CGV가 2009년 1월 CGV상암에 세계 최초로 만들었다. 이전에는 미국 유니버설 스튜디오 등 일부 놀이공원에서 홍보용으로 사용하는 데 그쳤었다. 디즈니의 배급 총괄자인 데이브 홀리스는 "4DX가 영화관에 가지 않던 관객들을 다시 극장으로 끌어내고 있다"고 했다.

해외 4DX 영화관 중 가장 인기를 많이 끌고 있는 곳은 멕시코다. 멕시코는 작년 5월 멕시코시티 아콕스파에 첫 번째 4DX 영화관을 만들었는데, 개관 당시 80%가 넘는 좌석 점유율(좌석 대비 관객 비율)을 기록했다. 반응이 좋아 1년여 만에 12개로 늘었다. CJ CGV 홍보팀 김대희 차장은 "멕시코에선 영화를 보면서 마치 놀이기구 타듯 두 팔을 올리고 환호성을 지르는 관객들이 많다"며 "멕시코 사람들은 특히 의자에서 물이 뿜어져 나오는 것을 굉장히 좋아한다"고 했다.

한국의 4DX 영화관이 가장 먼저 진출한 중국에서는 자국 영화를 4DX용 영화로 만드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2010년 '적인걸: 측천무후의 비밀'을 시작으로 '양자탄비' '용문비갑' 등 지금까지 총 6편의 중국 영화가 4DX로 만들어졌다. 태국의 대표적 관광지 시암 파라곤에 들어선 4DX 영화관은 관광코스처럼 자리 잡았다.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아와 대개 객석이 텅 비는 오전이나 심야 시간에도 좌석 점유율이 30% 이상 된다고 한다.

지난 1월에는 미국 할리우드에 'CGV 4DX 랩실(Lab)'이 문을 열었다. 할리우드에 있는 영화 제작자나 감독들이 한국 등에서 4DX로 만들어진 자신들의 영화를 검토하거나 4DX영화를 체험하는 곳이다. '쿵푸팬더 2'를 만든 제니퍼 여 감독은 자신의 영화를 4DX로 관람한 뒤 "3D 영상에 공기방울을 보여주려고 노력을 많이 했는데, 실제 의자에서 나오는 공기방울을 만질 수 있어 신기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