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서 한식 쇼 연 美 스타 요리사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기름지고 건강하지 않은 음식을 먹는 나라지만, 최근 건강한 요리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중입니다. 이 과정에서 한국 음식 재료와 한국식 요리 아이디어가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겁니다."

미국의 스타 요리사 토드 잉글리시(Todd English)는 21일 오후 뉴욕 맨해튼의 W호텔에서 "한국 요리는 맛과 건강을 모두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음식"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뉴욕총영사관은 이날 잉글리시가 한국 음식 재료로 요리를 만들어 주요 유통업체와 호텔·식당 구매담당자, 오피니언 리더 등에게 선보이는 한국 요리 시연회를 열었다. 한식 세계화와 한국 농산품의 수출을 돕기 위해 마련한 행사였다. 잉글리시는 현지 요리채널과 공중파 TV에서 요리 쇼를 진행해 널리 알려진 인물로, 미 전역에 16개의 레스토랑을 경영 또는 지원하고 있다.

이날 그가 선보인 요리는 불고기 양상추 쌈, 유자차 원액에 버무린 성게알 김말이, 된장 소스를 찍은 브로콜리 튀김, 고추장 양갈비 구이 등 현지인들도 집에서 쉽고 간단하게 직접 만들 수 있는 '한국풍' 퓨전 요리였다.

잉글리시는 "(한식 세계화 과정에서) 정통 한식에 너무 얽매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미국인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참석자들은 잉글리시가 선보인 '한국의 맛'에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출장 외식업체 '파이브핑거 푸드'의 조시 프록스 사장은 "미국식 바비큐 소스는 맛이 너무 진해 고기의 맛을 덮어버리지만, 한국의 불고기 소스는 원재료의 맛을 그대로 살려준다"고 했고, 유통업체 '홀푸드마켓' 관계자는 "한국의 천일염은 다른 천일염에 비해 미묘하게 단맛이 난다.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잉글리시는 10여년 전 한국 여행 때 맛본 특유의 향미에 매료돼 한국 요리를 직접 만들기 시작했다고 했다. 그는 "한국 음식이 최근 많이 알려졌다지만 한국 음식을 제대로 이해하는 미국인은 아직 10% 이하"라며 "불고기에 대한 이미지가 강해서 한국이 생선을 많이 소비하는 나라라는 것도 전혀 모른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드라마 '섹스 앤드 더 시티'의 의상 디자이너 패트리샤 필드, 칼럼니스트 겸 작가인 비키 워드, 뉴욕에서 활동 중인 수퍼모델 효니 강 등 평소 한식에 관심을 보여온 각계 인사들이 특별 손님으로 참석, 잉글리시의 요리를 맛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