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문득 멈칫할 때가 있다. 청춘의 푸른 터널을 지난 후 때로 사막 같은 삶의 한복판에 서서 살아온 날과 살아갈 날을 대면할 때. 이 책은 바로 그 순간, 어디로 가야 할지 당혹스러워하는 중년에게 던지는 희망과 격려의 메시지다. 저자는 스스로에게 길을 묻고 그 해답을 시에서 찾는다. 시인들의 영혼이 담긴 시는 죽비가 되어 정신을 퍼뜩 들게 하기도 하고 따뜻한 손길이 되어 시린 마음을 보듬기도 한다. 최복현 저, 양문출판사.
<불국토를 꿈꾼 그들>
흥미진진한 역사서 <삼국유사> 속 종횡으로 엮인 비밀들을 소상히 풀어냈다. 한국한문학자인 저자는 ‘도화녀와 비형랑’ 설화에서 신라 왕실의 복잡한 권력투쟁을, ‘서동과 선화공주’에서 왕권을 강화하기 위한 백제 무왕의 눈물겨운 노력을 읽어낸다. 각종 고문헌을 참조해가며 사건들 사이 얽히고 설킨 실타래를 하나씩 풀어가는 과정은 뜻하지 않은 추리의 즐거움까지 선사한다. 정민 저, 문학의문학.
<아무 것도 하기 싫은 날>
어쩐지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날, 지친 일상의 문을 이대로 걸어 잠그고만 싶은 날. 알 수 없는 자괴감에 빠져 괜스레 허우적대곤 하지만 어쩌면 이런 날이야말로 나를 사랑하기 가장 좋은 날은 아닐까. 이 책은 곁에 아무도 없는 듯한 고독감과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절망감을 이겨내는 데 특효가 될만한 처방을 내려준다. 슬픔에 젖은 이들이 다시금 힘을 내어 스스로를 사랑할 수 있도록 하는 감성 힐링 에세이. 신현림 저, 현자의 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