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할머니가 동창회에 다녀왔다. 학창시절을 회상하며 교가를 불렀는데 아무도 제대로 기억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런데 반장이었던 할머니가 똑 부러지게 교가 1절을 끝까지 부르는 데 성공했단다. 할머니는 집에 돌아오자마자 할아버지에게 자랑을 했다. 그러자 할아버지는 흐뭇해하며 말했다. “그거 잘했구려. 어디 그 교가 나한테도 한번 들려주시게.” 할머니는 망설임 없이 교가를 다시 불렀다.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그러자 할아버지가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말하더란다. “이상하다. 그거 우리 학교 교가 같은데….”
노인들이 등장하는 농담에는 으레 건망증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다. 나이가 들면 기억력이 떨어지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다만 건망증이 심해지면 치매로 발전할 수 있으므로 예방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다음과 같은 훈련으로 얼마든지 기억력을 유지할 수 있다.
걷기운동 | 걷기운동은 운동 경추를 자극해 뇌 혈류를 활발하게 해주므로 기억력 회복과 유지에 큰 도움이 된다. 하루 한 번 이상, 1시간 정도 걷기를 생활화한다.
와인 | 하루 1~2잔의 와인은 기억력을 향상시킨다. 알코올이 뇌에서 기억을 받아들이는 수용체를 활성화시키기 때문이다. 특히 레드와인의 항산화 성분인 폴리페놀은 뇌세포 파괴를 막아주기도 한다.
커피 | 프랑스 국립의학연구소의 연구에 따르면 커피를 하루 3잔 이상 마신 사람은 기억력 저하 현상이 적게 나타났다고 한다. 커피의 카페인 성분이 중추신경을 흥분시키고 뇌의 의식조절 장치에 영향을 미쳐 기억력을 향상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숙면 | 정신의학자 스틱 골드에 따르면 그날 습득한 지식을 자기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최소한 6시간의 숙면이 필요하다. 제때 잠을 자지 않으면 제대로 정리되지 않은 기억들이 망실된다는 것이다. 밤 12시부터는 뇌세포를 파괴하는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많이 분비되므로 그 전에 잠드는 게 좋다.
메모 | 사람의 뇌는 제대로 각인된 기억은 무제한 저장되지만, 단기 기억에 대한 저장 능력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항상 메모지를 준비해두고 금방 한 약속이나 전화번호는 바로 메모하는 것이 좋다.
독서 | 기억력 유지에는 화투나 바둑 같은 단순한 게임보다 독서가 더 좋다. 여러 개의 스토리를 전후 맥락을 따져가며 읽게 되므로 단기 기억을 장기 기억으로 전환시키는 과정을 반복하게 되어 기억력 증진에 도움이 된다.
☞ 유태종 박사는 우리나라 식품영양학계의 권위자로 서울대학교 농과대학 농화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 식품공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독일 마인츠대학 교환 교수, 건양대학교 식문화연구소장 등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현재 곡천건강장수연구소 소장으로 다수의 식품건강 관련 베스트셀러를 썼으며, 최근에는 ‘99세까지 팔팔하게 사는 법’ 88가지를 묶은 <건강박사 유태종의 9988 건강습관>(리스컴)을 펴냈다. 올해 89세가 된 유태종 박사의 장수 비결이 궁금하다면, 대한민국 대표 시니어
포털 유어스테이지(www.yourstage.com)를 방문하면 된다. 유태종 박사의 건강 노하우가 유어스테이지 건강칼럼을 통해 공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