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PS
나이가 들면 사람의 몸에선 특유의 냄새가 난다. 흔히 노인체취(老人體臭)라고 하는데, 이는 특별한 질환은 아니지만 그대로 내버려 두었다간 낭패를 보기 쉽다. 노인체취의 원인과 예방법을 알아보자.
사람의 체취를 구성하는 성분은 매우 다양하다. 그중 가장 주된 성분은 다름 아닌 땀. 겨드랑이나 발에서 나는 땀이 불쾌한 냄새의 원인이 된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땀을 흘리지 않더라도 몸에서 불쾌한 냄새가 나는 경우가 많다. 왜일까.
학계에서는 오래 전부터 이에 대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완전한 해답을 찾지는 못한 상황.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피부과 김혜원 교수는 “지금까지 밝혀진 바에 따르면 피부 표면에 존재하는 불포화지방산이 산화되면서 발생하는 헥세날(Hexenal), 옥테날(Octenal), 노네날(Nonenal)과 같은 불포화알데하이드의 양이 증가하기 때문”이라고 전한다. 불포화알데하이드의 양이 증가하는 과정에서 불쾌한 냄새가 유발된다는 얘기다. 불포화알데하이드는 주로 60대 이상 고령층의 몸에서 많이 생성되지만 40대 후반부터 서서히 증가하기 시작해 몸에 냄새를 배게 만든다.
그렇다면 나이가 들면서 발생하는 불포화알데하이드의 양도 성별에 따라 차이가 있을까. 이에 대해서도 정확히 알려진 바는 없다. 다만 피지가 생성되는 것 자체가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영향을 받고, 테스토스테론의 양과 비례해 피지의 양 또한 증가한다. 피지를 구성하는 불포화지방산의 산화 산물이 불쾌한 냄새의 원인 물질인 것을 고려한다면 남성과 여성의 증상에 다소간의 차이는 있을 수 있다. 즉, 여성보다 남성의 몸에서 강도 높은 노인체취가 유발될 수 있는 것.
과일과 채소를 충분히 섭취하라
노인체취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먼저 겨드랑이나 발에서 나는 땀으로 인한 불쾌한 냄새를 방지하는 것이 기본이다. 이와 관련 김 교수는 “혐기성 세균의 양을 줄이기 위해 항균 비누로 세척을 하거나 땀 억제제를 도포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아울러 노인 체취의 주범인 헥세날, 옥테날, 노네날과 같은 불포화알데하이드가 피부 지질의 산화 산물임을 고려할 때 항산화 물질이 풍부한 과일이나 채소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도 좋다”고 설명한다.
상태가 심각할 경우 일련의 치료도 가능하다. “아직까지 헥세날, 옥테날, 노네날과 같은 물질의 발생 자체를 차단하는 방법은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체취를 유발하는 주된 원인이 겨드랑이나 발의 땀이기 때문에 과도한 땀 분비를 억제하는 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김 교수는 말한다. 이때 치료법으로는 땀이 과다하게 분비되는 부위에 염화알루미늄 성분의 약을 바르거나 보톡스 주사를 맞는 방법, 전해질 용액에 증상 부위를 담근 상태에서 전류를 흘려보내 물리적으로 땀구멍을 막는 이온영동법(iontophoresis), 그리고 국소 피부 절제법이나 피하조직 절제법과 같은 외과적 수술 기법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