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2.08.29 09:33

MASTERWORK

지난 1957년 세계에서 가장 얇은 기계식 무브먼트를 선보인 이래 오늘날까지 초박형 시계의 기술적 한계를 깨고 있는 시계 명장 피아제(Piaget). 그 전설적 명검을 탄생시키는 피아제 라코토페 공방에서 시대의 ‘간장막야’를 엿보다.

간장막야(干將莫耶)란 말이 있다. 옛날 중국 오나라 도장(刀匠)인 간장이 임금을 위해 그의 아내 막야의 머리털과 손톱을 쇠와 함께 가마에 넣고 달구어 명검 두 자루를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결국 명검의 탄생은 장인의 기술과 그를 둘러싼 인적, 물적 환경의 정성까지 더해져야 한다는 의미다. 피아제는 시계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무브먼트’를 제조하는 워치메이커의 모든 것, 즉 워치메이커가 사용할 드라이버나 나사까지 자체적으로 직접 설계·제작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오나라 도장 간장이 현 시대 피아제의 워치메이커라면, 육안으로 볼 수 없을 정도로 작은 크기의 나사 하나까지 자체적으로 제작해 워치메이커를 돕는 피아제의 스태프들은 막야라 할 법하다. 막야가 그녀의 머리털과 손톱을 가마에 넣어 쇠와 함께 명검을 만들어냈듯 피아제는 시계가 만들어지는 모든 과정에서 정성을 담아낸다.

장인의 기술과 그를 돕는 이들의 정성이 합쳐져 탄생한 것이라는 점에서 본다면 피아제 ‘알티플라노(Altiplano)’는 현대판 간장막야라 칭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1. 2011년 새롭게 선보인 알티플라노 43mm. 2. 2.35mm의 세계에서 가장 얇은 셀프 와인딩 무브먼트 1208p. 3. 2.35mm 두께의 1200p가 장착된 알티플라노 43mm 기념 에디션.
열정과 노력의 산물, 알티플라노

알티플라노는 아르헨티나, 칠레, 페루, 그리고 볼리비아까지 4개국을 가로질러 펼쳐진 장엄한 고원의 이름이다. 해발 3500m에 위치한 이 고원은 스페인 화가 살바도르 달리가 영감을 받은 곳으로 거론했을 만큼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한다. 자연과 인간이 섬세한 조화를 이루며 상생하는 전설적인 대지로, 이곳 원주민들은 알티플라노를 신적인 존재로 숭배해 왔다. 마치 알티플라노를 연상케 하는 쥐라 산맥 중심부에 바로 라코토페가 자리한다.

프랑스와 스위스의 국경을 따라 뻗은 쥐라 산맥 라코토페에서 1874년 조르주 에두아르 피아제(Georges Edouard Piaget)에 의해 피아제의 역사는 시작된다. 그리고 이후 이곳 공방에서 전설적인 초박형 시계 라인인 알티플라노가 탄생한다. 세계에서 가장 얇은 오토매틱 시계의 창조자 피아제는 알티플라노 고원이 지닌 순수성에서 영감을 받아 그와 동일한 이름의 시계 컬렉션을 탄생시킨 셈이다.

4. 피아제의 창립자 조르주 에두아르 피아제. 5. 피아제 알티플라노의 탄생지인 스위스 쥐라 산맥 라코토페 공방. 6. 세계에서 가장 얇은 오토매틱 무브먼트인 1208p가 장착된 알티플라노 43mm.
이후 알티플라노는 1960년대 절제미를 지닌 초박형 시계의 선두적 역할을 자처하며 시계 역사에 뚜렷한 이정표를 남긴다. 1998년에는 퓨어 라인과 더불어 퓨어 다이얼, 가느다란 핸즈, 최상급 배턴형 아워 마커 등 피아제 특유의 미학적 기준에 따라 마감된 요소 모두가 초박형 시계의 핵심인 절제된 우아함을 표현했다. 그리고 지난 2008년 알티플라노는 마침내 기술적 역량과 독특한 미학을 인정받아 ‘올해의 시계상’, ‘최고의 남성 시계상’ 등 많은 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올린다.

피아제가 반 세기 이상 쏟은 열정과 노력으로 피아제 알티플라노 컬렉션은 오늘날 초박형 시계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상을 차지하고 있다. 현재 피아제 알티플라노 컬렉션은 10가지의 초박형 무브먼트와 약 50가지 모델을 보유하고 있다. 초박형 시계를 선보이는 여타 브랜드가 소수의 모델을 보유하고 있는 것과 비교해 압도적으로 광범위한 구성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피아제는 지금까지 이룩한 명성에 안주하지 않고 앞으로 선구자적 지위를 강화하는 새로운 초박형 무브먼트와 알티플라노 모델을 계속해서 선보일 준비를 하고 있다. 피아제 알티플라노 컬렉션은 과거에도, 현재에도, 그리고 미래에도 영원히 피아제의 아이콘으로 남을 것이다. 춘추전국시대 오나라의 간장막야가 오늘날까지 이어져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명검의 의미로 남은 것처럼.

문의 02-540-2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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