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 파괴된 동남아 숲, 한국 기술로 복원

맹그로브 숲은 열대·아열대 지역 염분이 있는 해안가 등에 자라는 수목이나 관목류를 가리킨다. 목재뿐 아니라 어패류 등 수생생물 서식지 역할을 하는 등 용도가 다양해 인도네시아에선 '생명의 숲'이라 불린다.

인도네시아 북부 수마트라 지역은 2004년 당시 발생한 쓰나미로 2만5000㏊ 규모 맹그로브 숲이 한순간에 파괴됐다. 지역 주민들은 삶의 터전이던 맹그로브 숲이 망가지자 절망에 빠졌다. 이 소식을 접한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산림청은 2006년 5월부터 3년 동안 180만달러의 예산과 한국 조림(造林)기술을 지원, 맹그로브 숲을 되살리는 데 힘을 쏟았다. 피해가 컸던 반다아체를 중심으로 5개 지역에서 여의도 면적의 2배인 550㏊에 달하는 맹그로브 숲 복원을 도왔다. 나무 66만그루를 심었고, 맹그로브 정보센터도 열어 숲 보전 필요성을 교육했다.

미얀마 국토의 9.2%(6755ha)에 해당하는 중부 건조 지역은 불법 벌채, 화전 등으로 숲이 파괴되면서 사막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미얀마 정부는 산림 파괴를 막고자 1997년 '건조지역녹화국'을 신설, 녹화 사업에 힘썼지만 뒤떨어진 조림 기술과 주민 관심 부족 등으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었다.

한국 산림청과 KOICA는 1998년부터 미얀마 중부 건조 지역 황폐지를 복구하기 위해 산림녹화 지원을 시작했다. 건조한 날씨를 이겨내는 수종(樹種)을 찾고, 산림 기술을 현지 실정에 맞게 접목해 지원했다. 양묘장을 만들고 관정시설, 양묘·조림·사후관리를 위한 기자재도 지원했다. 지금까지 산림청과 한국국제협력단이 미얀마 중부 건조 지역 산림녹화를 지원한 면적은 600ha에 이른다.

아세안 국가 지역에는 전 세계 산림의 20%가 퍼져 있고, 산림 면적만 2억1300만㏊에 달한다. 하지만 대부분 개발도상국이라 산림 훼손이 심각하고, 산림 자원은 풍부하지만 활용·관리 능력이 떨어진다.

반면 한국은 녹화 기술은 세계적이지만 목재 수요의 85% 이상을 수입에 의존, 안정적 목재 공급원 확보가 중요하다. 산림청을 중심으로 한국 정부가 해외 조림사업 지원과 민간 기업 해외 조림사업에 관심을 쏟는 이유다. 산림청에 따르면 한솔홈데코가 1993년 호주에서 조림을 시작한 이후 지난해 말까지 모두 12개국에 국내 업체 24개가 진출, 25만4000㏊ 면적에 해외 조림사업이 이뤄졌다.

이처럼 한국과 아세안 국가 간 산림 분야 협력에 대한 공감대가 커지면서 산림청은 29~30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아세안 10개국 산림장관과 대표단, 아세안 사무총장, 주한 아세안 10개국 대사 등 9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아세안 특별 산림장관회의'를 연다. 아세안 국가 산림장관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막화와 훼손된 산림 복구, 동남아 황폐 열대림 복원, 산불·병충해 등 산림재해 예방과 피해지 복원, 지속 가능한 임산물 무역 등 다양한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아시아산림협력기구 출범

이번 회의는 한·아세안 산림협력협정에 따른 '아시아산림협력기구(AFoCO)' 출범을 기념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한국과 아세안 10개국 등 11개 회원국으로 구성해 한국과 아세안 국가 간 산림 분야 협력 전반을 기획·실행하는 핵심기구가 될 전망. 산림청은 앞으로 아시아산림협력기구에 중국·일본·몽골 등 다른 아시아 국가를 회원국으로 받아 아시아를 대표하는 산림 국제기구로 키워나갈 방침이다.

◇'서울 산림선언문' 채택

이번 회의 기간 중 한·아세안 국가 간 협력 강화를 다짐하는 가칭 '서울산림선언문'도 채택할 예정이다. 산림청은 한·아세안 산림 분야 협력 강화를 통해 경제적 이익을 적극 창출한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