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유럽 최대 가전쇼서 'OLED TV' 한판

올 하반기 세계 TV 시장의 주도권을 놓고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독일에서 한판 자존심 대결을 벌인다. 애플과 삼성의 특허소송으로 구글의 안드로이드 진영이 위기에 빠진 가운데, 스마트폰 시장에서 재기를 노리는 휴대전화 제조사 간의 치열한 경쟁도 예상된다.

31일부터 엿새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Internationale Funkausst ellung)'는 세계적인 경기불황 속에서 IT·가전 시장의 주도권을 잡으려는 글로벌 업체들의 각축전이 될 전망이다.

올해로 52회째를 맞는 IFA는 매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국제소비자가전전시회(CES)', 2월에 열리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와 함께 세계 3대 가전·IT 전시회로 꼽힌다.

◇삼성·LG, '차세대 TV' 대결

세계 TV 시장 1·2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대형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로 유럽 시장을 공략한다. 양사는 지난 1월 미국 CES에서 나란히 55인치 OLED TV를 선보였고, 연내 양산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OLED TV는 화질과 밝기가 기존 TV보다 훨씬 뛰어나 2~3년 내에 TV 시장의 주력 제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의 세계 최대 84인치 초고해상도(UD·Ultra Definition) TV와 삼성전자의 75인치 스마트 TV 등 초대형 TV에도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UD TV는 기존 풀HD(High Definition) TV보다 해상도가 4배 이상 높은 제품이다. 기술력이 결집된 신개념 디스플레이도 유럽시장에 첫선을 보인다. 삼성전자는 가로, 세로 비율이 1:1인 정사각형 디스플레이와 투명 디스플레이를, LG전자는 화면분할로 4개의 모니터를 사용하는 효과를 낼 수 있는 '프리미엄 IPS 모니터'를 선보인다.

시장조사업체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올 2분기 삼성과 LG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각각 19.2%, 13.2%로 격차가 6%포인트에 불과하다. 하반기의 주요 가전전시회인 IFA가 승부의 주요한 지점이 되는 셈이다.

◇모바일 제품에도 관심 집중

IFA는 가전제품 중심의 전시회지만, 스마트폰·태블릿PC 등 모바일기기도 대거 공개될 예정이다. 가장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개막 이틀 전인 29일로 예정된 삼성전자의 '모바일 언팩(Mobile Unpacked) 행사'. 애플과의 미국 특허소송 배심원 평결에서 일격을 당한 삼성전자는 이번 행사에서 신형 스마트폰 '갤럭시노트2'를 선보이며, 올가을 출시가 예정된 '아이폰5(가칭)'의 기선을 제압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작년에도 '갤럭시노트'를 IFA에서 처음 선보여 홍보 효과를 톡톡히 거둔 바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차세대 OS인 '윈도8(Windows 8)'이 탑재된 PC와 태블릿PC, 스마트폰도 다수 전시될 것으로 보인다. 윈도8은 일반 PC와 모바일기기에 공통으로 사용할 수 있는 OS다. 애플의 특허소송으로 안드로이드 진영이 주춤한 사이, MS는 윈도폰으로 하반기 스마트폰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전시회에는 삼성전자·LG전자를 비롯, 소니·도시바·필립스 등 세계 50여개국 1300여개 업체가 참가한다. 세계적인 경기 불황 속에 열리는 대회인 만큼 참가 규모는 작년(54개국, 1441개 업체)보다 다소 줄었다.

연초에 열리는 CES와 MWC가 신기술을 선보이는 자리라면, 하반기에 열리는 IFA는 마케팅 중심의 전시회다. 따라서 각 업체 최고경영자(CEO)들의 마케팅전 역시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