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심신 균형 회복에 東西의학 통합"

이 병원 입원실 입구는 호텔 현관을 연상케 한다. 복도에서 출입문 쪽으로 산뜻한 데크가 깔려 거실로 이끄는 분위기를 낸다.

병원은 3층부터 6층까지 남쪽을 향해 휴게 라운지를 겸한 헬스 공간을 두고 있다. 다양한 운동을 즐기며 통층의 유리창 너머로 가까이 전주 시가지에서 멀리 모악산까지 조망할 수 있다. 8층 옥상엔 작은 정원을 들여 데크 위 곳곳에서 잔디와 화초들이 자라고 있다.

전주시 덕진구 우아동에 재활병원으로 개원한 대자인병원은 양·한방에 인도 전통의학까지 접목하고 있다. 양·한방과 인도의 5000년 의학 체계인 '아유르베다(ayurveda)' 를 함께 심신 재활에 적용하는 의료기관은 국내 처음이라고 병원은 밝힌다. 옛 인도말인 산스크리트어로 아유(ayu)는 '삶', 베다(veda)는 '앎' 또는 '과학'으로 아유르베다는 '삶의 과학'이라는 뜻을 지닌다.

"알코올과 니코틴에서 일, 음식, 또는 성형에 이르기까지 현대인들은 깊은 스트레스 속에 뭔가에 중독돼 삽니다. 독을 당기는 그 독을 빼내 세포의 건강한 생명력을 되살려야 근본적인 치유입니다."

병원은 "신체뿐 아니라 정신 세계 속의 독소까지 제거하겠다"며 아유르베다를 소개한다. 아유르베다센터는 환자의 상태와 체질에 따라 약용 오일과 약초를 활용한 마사지, 향 요법, 열 치료, 관장 등을 다양하게 펼친다. 명상과 요가도 병행한다.

아유르베다는 치료뿐 아니라 예방을 위해서도 활용된다. 이 병원은 미병(未病·병이 오지 않은 단계), 이병(已病·질병치료 단계), 재활 등 3개 클리닉을 운영한다. 미병 클리닉에선 만성피로증후군 등 증상은 있으나 검사에 나타나지 않는 질환을 해독요법 등을 통해 예방하고 치유한다.

이병관(58) 원장은 "환자가 근원 치료로 신체의 균형을 회복하면 채식을 선호하는 등 생활 습관도 바뀐다"며 "치료 후 정신적으로도 업그레이드 된 삶을 살게 하려 한다"고 말했다.

정신과 전문의인 이 원장은 1994년부터 전북도립 정신병원인 마음사랑병원 이사장으로 일하며 여러 모험을 시도했다. 병실 창문의 쇠창살을 뜯어내고 병동마다 정원을 들였다. 직장보육시설을 운영하면서, 매년 직원의 20%를 단기 해외연수에 보내고, 형편이 어려운 도내 정신과 환자 자녀들에게 매년 장학금을 지급해왔다.

마음사랑병원은 서비스 품질·남녀고용평등·노사문화·인적자원개발·양육환경조성 등 여러 분야에서 정부 표창을 받았고, 대통령은 라디오 주례 방송에서 "사랑이 넘치는 병원"이라 부르기도 했다.

그는 마음사랑병원 200병상을 631병상으로 키우면서 44세 때 우석대 한의대에 편입, 한의사가 됐고 중국 남경중의대에서 박사 학위까지 받았다. 대자인병원 개원은 인도 의학연수 1년여 만에 시작한 새 실험이다.

대자인 병원은 250병상으로 뇌혈관질환·중풍 등을 치료하는 재활의학과와 내과·신경과·정신건강의학과·한방과 등을 두면서 건강검진센터도 운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