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부천] 시각장애 학생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선사하다

시각장애인 학교인 인천혜광학교에 다니는 초등학생 김모(10)군은 평소에 친구들로부터 놀림을 많이 받았다.

오른쪽 눈이 심한 녹내장 때문에 전혀 보이지 않는 데다 보기 싫게 밖으로 튀어나와 있는 것을 철없는 주변 친구들이 놀린 것이다.

하지만 김군은 이제 그런 놀림을 더 받지 않을 수 있게 됐다. 시각장애인들을 돕기 위한 후원단체 '마주보기'의 도움으로 29일 수술을 받았기 때문이다.

김군은 이날 안과 전문 병원인 인천 한길안과에서 오른쪽 눈을 의안(義眼:인공눈)으로 바꾸는 수술을 받았다. 그냥 놓아두면 보기에 좋지 않을 뿐 아니라 점점 눈이 커지다 터질 수도 있는 병이었는데 이를 고친 것이라고 한다. 앞으로 한 달쯤 지나면 김군은 모든 수술을 끝내고 친구들에게 돌아갈 수 있게 된다.

김군에게 도움을 준 '마주보기'는 중견기업인 ㈜삼구아이앤씨(서을 동작구 신대방동)의 구자관 책임대표사원(사장)이 최근 만든 것이다. 구 대표는 지난해 12월 혜광학교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특강을 한 것이 계기가 돼 이 학교와 인연을 맺었다. 한 잡지에 그의 인생 이야기가 나온 것을 본 교사와 학생들이 그를 보고 싶어한다는 뜻을 전하자 학교로 찾아온 것이다. 그는 이날 특강에서 화상을 입어 죽을 뻔했던 경험, 몇 차례 사업 실패로 실의에 빠졌다가 다시 일어선 일 등을 이야기하며 시각장애인 학생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전해주었다.

그런데 그는 이날 강의로 인연을 끝낸 것이 아니라 회사로 돌아간 뒤 조용히 이 후원회를 구상하고 만들었다고 한다. 그의 말을 듣고 뜻을 함께하기로 한 주변 사람 200여명이 모여 '마주보기' 후원회가 태어났다.

후원회 회장을 맡은 구 대표는 이날 혜광학교에서 학교와 한길안과병원, 후원회가 서로 힘을 모아 시각장애인들을 돕겠다는 내용의 협력식을 가졌다. 그리고 바로 그 첫 사업으로 김군의 수술이 이어졌다.

혜광학교 강은주 교사는 "구 대표님이 강연을 하고 간 뒤 그동안 학교 쪽에는 아무런 말씀도 없이 주위분들을 모아 후원회를 만들고 도움을 약속해 오셨다"며 "마주보기 후원회가 우선은 혜광학교 학생들의 눈수술을 지원하고 점차 그 대상을 전국으로 넓혀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