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 클리닉] (25) 인덱스 펀드

요즘 국내 주식형 펀드 중 대세는 단연 인덱스 펀드다. 올 들어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4조7000억원이 빠져나가는 동안 인덱스 펀드에는 오히려 8000억원이 몰렸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까지 주식형 펀드의 대명사였던 액티브(성장형) 펀드와 2010년 반짝인기를 끌었던 자문형 랩 등이 맥을 못 추자 상대적으로 인덱스 펀드의 장점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펀드매니저를 압도하는 수익률

인덱스 펀드는 코스피200 지수 상승률만큼의 수익을 추구하는 펀드다. 펀드 매니저가 종목을 고르는 액티브 펀드와 달리 코스피200 종목들을 시총 비중에 맞춰 기계적으로 담기 때문에 패시브(소극형) 펀드라고도 불린다. 하지만 실상 수익률은 소극적이지 않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어지러운 장이 계속되면서 코스피지수도 이기지 못하는 액티브 펀드가 속출하고 있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인덱스 펀드가 액티브 펀드의 수익률을 압도하는 중이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475개 국내 액티브 펀드 가운데 수익률이 코스피200지수 상승률을 웃돈 것은 15개(3%)에 불과했다. 배당주 펀드, 중소형주 펀드 등 다른 유형의 주식형 펀드와 비교해도 인덱스 펀드의 수익률이 으뜸이다.

◇10년간 묵혔다면 수익률 384%

인덱스 펀드는 액티브 펀드에 비해 많은 종목에 분산 투자하기 때문에 기간을 길게 잡을수록 그 성과가 더 두드러진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인덱스 펀드 중 하나인 '삼성인덱스프리미엄'은 지난 10년간 매년 코스피200을 웃도는 수익률을 보이며 2001년 설정 후 누적 수익률이 384%에 이른다. 펀드별로 수익률에 큰 차이가 없다는 것도 인덱스 펀드의 장점이다.

반면 액티브 펀드는 펀드별로 수익률이 천차만별인 데다, 한두 해 잘 나갔던 펀드라 하더라도 펀드 매니저가 장을 잘못 읽거나 교체되는 바람에 수익률이 고꾸라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래서 꾸준히 잘 나가는 액티브 펀드를 찾을 자신이 없다면 속 편하게 인덱스 펀드에 맡기라고 조언하는 전문가가 많다. 특히 이번 세제개편에 장기펀드 소득공제가 포함되면서 장기투자 때 힘을 발휘하는 인덱스 펀드의 매력이 더 높아졌다.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총급여 5000만원 이하 근로자나 종합소득 3500만원 이하 사업자가 5년 이상 주식형 펀드를 불입하면 최장 10년간 납입액의 40%(최대 240만원)를 소득공제 받을 수 있다.

◇보수는 액티브 펀드의 반값

은행 정기예금 이자가 3%대에 머무는 시대에는 투자자들이 0.1% 수수료에도 민감할 수밖에 없다. 인덱스 펀드가 요즘 잘 나가는 이유 중에는 저렴한 보수도 한몫한다. 일반 국내 주식형 펀드의 경우 판매보수(약 1%)와 운용보수(약 0.7%)를 합쳐 매년 평균 1.7%를 떼어 간다. 반면 인덱스 펀드는 판매보수(약 0.6%)와 위탁보수(약 0.3%)를 합쳐 약 0.9%로 액티브 펀드의 절반에 불과하다.

반대로 말해, 은행이나 증권사 창구 직원은 판매보수가 높은 액티브 펀드를 추천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또 잘 찾아보면 보수가 0.1~0.2%대로 공짜나 다름없는 인덱스 펀드도 있다. 가령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온라인 전용상품인 한국투자크루즈F2.8은 총보수가 0.124%에 불과해 저렴한 보수로 인기 높은 ETF(상장지수펀드)보다도 더 싸다.

◇좋은 인덱스 펀드 고르려면

인덱스 펀드는 기본적으로 성과가 비슷하지만, 요즘에는 삼성그룹주를 따라가는 인덱스 펀드나 지수 등락률의 1.5배로 움직이는 레버리지 인덱스 등 다양한 상품이 나와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그런데 코스피200지수를 따라가는 K200인덱스 안에서도 '운용실력'에 따라 수익률 차이가 발생한다. K200인덱스라 하더라도 200개 종목에 모두 투자하는 것은 아니고 운용사에 따라 100~120개를 골라 담는 데다, 현·선물 차익거래를 통해 플러스알파(+a)의 수익을 추구하면서 일어나는 일이다. 이렇게 발생하는 수익률 차이가 회사에 따라 1%포인트 이상 나기도 하니 무시할 수준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좋은 인덱스펀드를 고르는 방법으로 ▲설정액 1000억원 이상으로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출 것 ▲펀드 자금이 꾸준히 늘어날 것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률을 낼 것 등을 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