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7080 복고 열풍 90년대로 바통터치

90년대 복고 열풍이 거세다. 올해 초 '건축학 개론'에서 시작된 복고 열풍이 문화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뮤지컬·콘서트 등 장르를 가리지 않는다.

평균 시청률 23.5%를 기록하며 최근 종영된 '신사의 품격'은 드라마 곳곳에 90년대의 아이콘을 배치했다. 주인공 장동건이 출연했던 90년대의 인기 드라마 '마지막 승부' 장면을 패러디하는가 하면 1993년의 대전 엑스포까지 등장시켰다. 지난달부터 시작한 tvN의 '응답하라 1997'은 90년대의 아이돌 그룹 팬클럽 문화를 소재로 삼았다. 90년대 당시 대학생이었던 지금의 40대를 타깃으로 한 '신사의 품격'과는 달리 90년대 당시 중·고등학생이었던 지금의 30세 전후를 타깃으로 삼은 셈이다. 우비와 풍선으로 무장한 당시 팬클럽의 의상은 물론 다마고치·PC통신·삐삐 등 90년대의 디테일을 살렸다는 평가다. 캐스팅도 당시 대표적 아이돌 그룹인 HOT와 젝스키스에서 활동했던 토니안과 은지원<사진>을 기용했다.

영화나 드라마뿐이 아니다. 쿨, 구준엽, R.ef, 구피 등 90년대를 풍미했던 가수들도 함께 '청춘나이트'라는 이름의 콘서트로 전국을 순회 중이다. 뮤지컬 '전국노래자랑'의 노래 절반은 아예 현진영, 김원준, 솔리드, 터보 등 90년대 노래들로 채워져 있다. 90년대 댄스 가요를 테마로 한 술집 '밤과 음악사이'도 서울 홍대와 강남 등지에서 여전히 인기몰이 중이다.

90년대를 배경으로 한 문화 상품들이 쏟아지는 것에 대해서 30대의 높은 구매력을 겨냥한 마케팅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이 최근 30대가 40대 등 다른 세대를 제치고 백화점·마트 등 주요 소비시장에서 최대의 소비자로 떠올랐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