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24시간 에어컨·인터넷… '커피스텔'<커피+오피스텔> 된 커피전문점들
입력 : 2012.08.31 18:02
커피 한 잔으로 여유를 산다 - 인터넷 하며 먹고 쉬고…'나홀로 작업'에 안성맞춤
"왠지 모를 편안한 느낌"
지난달 29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잠실역 인근의 스타벅스. 20여명의 손님이 테이블에 커피 한 잔씩을 올려놓고 앉아 노트북이나 아이패드,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오전이어선지 대부분 혼자 온 사람들이었다. 김근영(40·건축설계사무소 근무)씨는 "외근 나갔다가 다음 약속 장소로 가기 전 들렀다"며 "노트북과 휴대폰만 있으면 웬만한 업무가 가능해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외근이 잦은 그에게 이곳은 잠시 휴식을 취하며 휴대폰도 충전하고 다음 약속을 정하기에 편리한 장소였다.
김씨의 옆에는 과제물을 작성하는 대학생들이 있었고, 노트북으로 주가 동향을 살피는 중년 남성들도 있었다. 잔잔한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한 사람 한 사람 묵묵히 자기 일을 하고 있었다. 이들이 주섬주섬 짐을 정리해 떠나자 점심식사를 마친 직장인들이 하나둘 들어섰다. 오후에는 다시 잠시 머물 곳이 필요한 사람들이 찾아왔다.
모두가 잠든 새벽에는 혼자 무언가 작업할 공간이 필요한 사람들이 모여든다. 30일 새벽, 24시간 운영하는 광화문 탐앤탐스에서 만난 황상필(32·앱 개발자)씨는 "낮에는 다른 사람과의 커뮤니케이션에 많은 시간을 뺏기는데 집중적으로 밤을 새워 일해야 할 때면 카페를 찾곤 한다"며 "서로 모르지만 나와 비슷한 이유로 이곳에 있는 사람들 속에 있으면 편안하다"고 말했다.
김씨의 옆에는 과제물을 작성하는 대학생들이 있었고, 노트북으로 주가 동향을 살피는 중년 남성들도 있었다. 잔잔한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한 사람 한 사람 묵묵히 자기 일을 하고 있었다. 이들이 주섬주섬 짐을 정리해 떠나자 점심식사를 마친 직장인들이 하나둘 들어섰다. 오후에는 다시 잠시 머물 곳이 필요한 사람들이 찾아왔다.
모두가 잠든 새벽에는 혼자 무언가 작업할 공간이 필요한 사람들이 모여든다. 30일 새벽, 24시간 운영하는 광화문 탐앤탐스에서 만난 황상필(32·앱 개발자)씨는 "낮에는 다른 사람과의 커뮤니케이션에 많은 시간을 뺏기는데 집중적으로 밤을 새워 일해야 할 때면 카페를 찾곤 한다"며 "서로 모르지만 나와 비슷한 이유로 이곳에 있는 사람들 속에 있으면 편안하다"고 말했다.
카페에서는 끊임없이 사람들이 모였다 흩어졌다. 이곳에서 그들은 잠시 목을 축이고, 휴식을 취하고, 사람을 만나고, 노트북과 스마트폰의 전원을 충전하고, 무선인터넷으로 웹에 접속했다. 휴대폰의 등장과 함께 현대인들의 삶의 방식을 유목민(노마드)의 그것에 비유한 이가 많았지만, 카페가 그들에게 일종의 오아시스 역할을 할 것으로 예측한 이는 드물었다.
커피 전문점들은 2000년대 중반부터 무선인터넷 기반을 갖추기 시작했는데, 국내 무선인터넷 및 스마트폰·태블릿 PC의 보급은 카페의 성장과 궤를 같이하는 측면이 있다.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커피 전문점 숫자는 작년 말 기준 1만2381개로 전년도(8038개)에 비해 54%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6년 1254개였던 것을 감안하면 5년 사이 9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홍대 앞이나 강남역 등 젊은 층이 많을수록 무선인터넷이나 전기 콘센트 시설이 얼마나 편리한지는 카페 선택의 중요한 요소다. 김영은(30)씨는 "무선인터넷이 얼마나 잘 터지고 콘센트가 충분한지 체크한다"고 말했다. 카페베네 홍주혜 과장은 "전기 콘센트도 늘리고, 2010년부터는 매장당 1~3대씩 노트북도 대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타벅스는 신규 매장의 경우 전기 콘센트가 설치된 10인용 대형 테이블 비치를 의무화했다. 매장마다 지역적 특성도 두드러진다. 서울 동대문상가 인근 카페는 새벽이 피크 시간이고, 대치동 카페에는 낮 시간대 주부들이 모여 학원 관련 정보를 교환하고, 방학이면 초등학생들이 모여 숙제를 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고 한다.
커피 가격이 비싸다는 불평에도 국내 커피 전문점 숫자가 계속 증가세를 보였던 것은 소비자들이 커피 자체보다는 카페라는 공간이 주는 여러 가지 감성적·실용적 체험에 더 많은 효용을 느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김근영 수석연구원은 '커피 한 잔에 담긴 사회경제상' 보고서에서 "카페 공간이 제공하는 체험은 비싼 커피 가격에 대한 불만을 상쇄해주는 측면이 있다"고도 했다.
그동안 카페라는 공간은 '코피스족'(Coffee+Office)이니 '카페 맘'이니 하는 신조어를 이미 어색하게 만들 만큼 빠른 속도로 일상화됐다. 회사원 김경일씨는 "몇 년 전 커피 전문점 커피를 마시는 여성을 '된장녀'라고 비판했던 것이 까마득한 옛날 같다"고 했다. 최근엔 한 진보당 인사가 유시민 전 통합진보당 공동대표에게 "아메리카노 커피를 마신다"고 비난했다가 우스개 거리가 되기도 했다. 엔제리너스(롯데), 투썸플레이스(CJ), 파스쿠찌(SPC그룹) 등 대기업들이 가세해 카페 시장을 폭발적으로 키운 것도 역할을 했다.
현재 카페 증가세는 서울·수도권에선 주춤한 반면, 지방에서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KB금융지주에 따르면 서울·수도권 커피 전문점의 매출 증가율은 지난해 2%대로 줄어든 반면, 5대 광역시와 그 외 지역의 매출 증가율은 각각 96.8% 및 107.0%로 나타났다.
커피 전문점들은 2000년대 중반부터 무선인터넷 기반을 갖추기 시작했는데, 국내 무선인터넷 및 스마트폰·태블릿 PC의 보급은 카페의 성장과 궤를 같이하는 측면이 있다.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커피 전문점 숫자는 작년 말 기준 1만2381개로 전년도(8038개)에 비해 54%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6년 1254개였던 것을 감안하면 5년 사이 9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홍대 앞이나 강남역 등 젊은 층이 많을수록 무선인터넷이나 전기 콘센트 시설이 얼마나 편리한지는 카페 선택의 중요한 요소다. 김영은(30)씨는 "무선인터넷이 얼마나 잘 터지고 콘센트가 충분한지 체크한다"고 말했다. 카페베네 홍주혜 과장은 "전기 콘센트도 늘리고, 2010년부터는 매장당 1~3대씩 노트북도 대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타벅스는 신규 매장의 경우 전기 콘센트가 설치된 10인용 대형 테이블 비치를 의무화했다. 매장마다 지역적 특성도 두드러진다. 서울 동대문상가 인근 카페는 새벽이 피크 시간이고, 대치동 카페에는 낮 시간대 주부들이 모여 학원 관련 정보를 교환하고, 방학이면 초등학생들이 모여 숙제를 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고 한다.
커피 가격이 비싸다는 불평에도 국내 커피 전문점 숫자가 계속 증가세를 보였던 것은 소비자들이 커피 자체보다는 카페라는 공간이 주는 여러 가지 감성적·실용적 체험에 더 많은 효용을 느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김근영 수석연구원은 '커피 한 잔에 담긴 사회경제상' 보고서에서 "카페 공간이 제공하는 체험은 비싼 커피 가격에 대한 불만을 상쇄해주는 측면이 있다"고도 했다.
그동안 카페라는 공간은 '코피스족'(Coffee+Office)이니 '카페 맘'이니 하는 신조어를 이미 어색하게 만들 만큼 빠른 속도로 일상화됐다. 회사원 김경일씨는 "몇 년 전 커피 전문점 커피를 마시는 여성을 '된장녀'라고 비판했던 것이 까마득한 옛날 같다"고 했다. 최근엔 한 진보당 인사가 유시민 전 통합진보당 공동대표에게 "아메리카노 커피를 마신다"고 비난했다가 우스개 거리가 되기도 했다. 엔제리너스(롯데), 투썸플레이스(CJ), 파스쿠찌(SPC그룹) 등 대기업들이 가세해 카페 시장을 폭발적으로 키운 것도 역할을 했다.
현재 카페 증가세는 서울·수도권에선 주춤한 반면, 지방에서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KB금융지주에 따르면 서울·수도권 커피 전문점의 매출 증가율은 지난해 2%대로 줄어든 반면, 5대 광역시와 그 외 지역의 매출 증가율은 각각 96.8% 및 107.0%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