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의 시대… 소비자 안심시켜야 지갑 열린다
입력 : 2012.09.02 22:06
[주목받는 '안심 마케팅']
아파트·오피스텔 분양 때 환불·임대계약 등 보장
식품업계, 생산과정 공개… 안전성에 대한 신뢰 높여
중고차 구매 불안 줄이기 위해 외제차 브랜드도 인증제 도입
GS건설은 최근 미분양 아파트가 많아 고민이던 '일산자이 위시티' 아파트에 '애프터 리빙'이라는 제도를 도입해 효과를 톡톡히 봤다. 소비자가 2년을 아파트에 살아본 후 분양을 받을지를 결정하는 제도로, 분양가의 20%만 내면 입주가 가능하다. 분양을 받지 않더라도 중도금 이자(2500만원 선)만 부담하면 계약금을 돌려주는 방식으로 소비자 부담을 크게 줄인 게 장점이다.
제도 도입 후 GS건설은 장기 미분양 아파트였던 이 단지에서 최근 100% 계약을 끝냈다. 회사 관계자는 "아파트 자산가치와 품질에 대한 불안감을 줄여준 게 소비자의 호응을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최근 업계 최초로 오피스텔 임대계약을 보장해주기로 했다. 경기도 분당에서 공급하는 '정자동 3차 푸르지오 시티' 오피스텔을 분양받으면 건설사가 2년간 월 80만~90만원 수준의 임대계약을 보장해 준다. 오피스텔 공급과잉으로 향후 수익률이 떨어질 수 있다는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덜어주려는 조치다.
◇정보공개로 신뢰 얻어라
소비자들의 심리를 공략하는 기업들의 '안심 마케팅'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미래에 대한 고객의 불안감을 덜어 주고, 제품 정보를 적극적으로 공개해 신뢰도를 높이는 것이다. 또 복잡하고 정보가 지나치게 많은 현대 사회에서 신뢰도를 높이는 것도 안심 마케팅 전략의 일환이다.
건설사들은 부동산 경기침체로 자산 가치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잇따라 보장성 혜택을 내놓고 있고, 유통업계에서는 최근 2~3년간 식품 안전 논란이 잇따르자 생산 과정 전반까지 공개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매일유업은 최근 전국의 목장 6000여개 중 단 70곳에서만 아기 전용 제품을 생산하기로 했다. 또 전용 목장과 분유 생산 공장을 적극적으로 소비자들에게 개방해 투명성을 높였다. 작년 3월 수의과학검역원에서 분유 안전성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분유 시장 점유율이 35% 안팎에서 22%까지 떨어진 것을 만회하기 위한 조치였다. CJ제일제당도 작년 5월부터 고추장 생산 공장을 소비자들에게 공개하고 있다. 또 아이들이 즐겨 먹는 햄에 식품첨가물(5가지)을 뺀 햄을 출시해 안전과 건강을 강조한 마케팅을 펼쳐 지난해 4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매장에서 식품 안전을 관리하고 자체 생산하는 곳도 있다. 미국의 유기농식품 전문매장 홀푸드는 자체 기준에 맞지 않는 식품은 판매하지 않고, 회사 이익의 일정액을 친환경 농업 연구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소비자의 신뢰를 얻고 있다. 유기농 제품을 자체 생산·개발하기도 해 2008년 금융위기 이후에도 매년 10%의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제도 도입 후 GS건설은 장기 미분양 아파트였던 이 단지에서 최근 100% 계약을 끝냈다. 회사 관계자는 "아파트 자산가치와 품질에 대한 불안감을 줄여준 게 소비자의 호응을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최근 업계 최초로 오피스텔 임대계약을 보장해주기로 했다. 경기도 분당에서 공급하는 '정자동 3차 푸르지오 시티' 오피스텔을 분양받으면 건설사가 2년간 월 80만~90만원 수준의 임대계약을 보장해 준다. 오피스텔 공급과잉으로 향후 수익률이 떨어질 수 있다는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덜어주려는 조치다.
◇정보공개로 신뢰 얻어라
소비자들의 심리를 공략하는 기업들의 '안심 마케팅'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미래에 대한 고객의 불안감을 덜어 주고, 제품 정보를 적극적으로 공개해 신뢰도를 높이는 것이다. 또 복잡하고 정보가 지나치게 많은 현대 사회에서 신뢰도를 높이는 것도 안심 마케팅 전략의 일환이다.
건설사들은 부동산 경기침체로 자산 가치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잇따라 보장성 혜택을 내놓고 있고, 유통업계에서는 최근 2~3년간 식품 안전 논란이 잇따르자 생산 과정 전반까지 공개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매일유업은 최근 전국의 목장 6000여개 중 단 70곳에서만 아기 전용 제품을 생산하기로 했다. 또 전용 목장과 분유 생산 공장을 적극적으로 소비자들에게 개방해 투명성을 높였다. 작년 3월 수의과학검역원에서 분유 안전성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분유 시장 점유율이 35% 안팎에서 22%까지 떨어진 것을 만회하기 위한 조치였다. CJ제일제당도 작년 5월부터 고추장 생산 공장을 소비자들에게 공개하고 있다. 또 아이들이 즐겨 먹는 햄에 식품첨가물(5가지)을 뺀 햄을 출시해 안전과 건강을 강조한 마케팅을 펼쳐 지난해 4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매장에서 식품 안전을 관리하고 자체 생산하는 곳도 있다. 미국의 유기농식품 전문매장 홀푸드는 자체 기준에 맞지 않는 식품은 판매하지 않고, 회사 이익의 일정액을 친환경 농업 연구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소비자의 신뢰를 얻고 있다. 유기농 제품을 자체 생산·개발하기도 해 2008년 금융위기 이후에도 매년 10%의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중고·온라인서도 리스크 줄이기 활발
소비자들이 쉽게 신뢰하지 못하는 중고·온라인 시장에서도 업체들이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기업 브랜드를 앞세워 새 제품이나 오프라인 매장 못지않은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을 안심시킨다는 전략이다.
벤츠·BMW·포르쉐 등은 중고차에 대한 자체 인증 제도를 만들고, 새 차 못지않은 AS(애프터서비스)를 제공해 중고차에 대한 불안감을 줄이고 있다. KT도 올 초부터 '올레 그린폰 제도'를 시행해 전국 250곳 매장에서 고객이 중고 휴대전화를 직접 사고팔 수 있도록 했다. 매장에서 즉시 감정을 통해 상태에 따라 1만~21만원까지 보상받을 수 있다.
온라인 시장에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움직임도 활발하다. 이베이는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해소시키는 전략을 바탕으로 지난 2분기 매출 34억달러, 순익 6억9200만달러의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온라인 부분에서 안전하고 간편한 결제를 보장하는 모바일 결제시스템 '페이팔 히어'를 도입해 효과를 봤다는 평가다. 후지필름은 온라인 쇼핑몰에 공식판매점 인증 마크를 도입하는 제도를 시작했다. 후지필름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팀 배재현 팀장은 "고객들이 판매점에서 브랜드 가치를 믿고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안심마케팅이 효과를 발휘하려면 기업이 소비자에게 정보를 던져주는 것 이상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최근 연예인이 운영하는 인터넷 쇼핑몰의 댓글 조작 사건처럼 정보가 얼마든지 조작될 수 있다는 불신이 팽배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소비자들이 쉽게 신뢰하지 못하는 중고·온라인 시장에서도 업체들이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기업 브랜드를 앞세워 새 제품이나 오프라인 매장 못지않은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을 안심시킨다는 전략이다.
벤츠·BMW·포르쉐 등은 중고차에 대한 자체 인증 제도를 만들고, 새 차 못지않은 AS(애프터서비스)를 제공해 중고차에 대한 불안감을 줄이고 있다. KT도 올 초부터 '올레 그린폰 제도'를 시행해 전국 250곳 매장에서 고객이 중고 휴대전화를 직접 사고팔 수 있도록 했다. 매장에서 즉시 감정을 통해 상태에 따라 1만~21만원까지 보상받을 수 있다.
온라인 시장에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움직임도 활발하다. 이베이는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해소시키는 전략을 바탕으로 지난 2분기 매출 34억달러, 순익 6억9200만달러의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온라인 부분에서 안전하고 간편한 결제를 보장하는 모바일 결제시스템 '페이팔 히어'를 도입해 효과를 봤다는 평가다. 후지필름은 온라인 쇼핑몰에 공식판매점 인증 마크를 도입하는 제도를 시작했다. 후지필름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팀 배재현 팀장은 "고객들이 판매점에서 브랜드 가치를 믿고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안심마케팅이 효과를 발휘하려면 기업이 소비자에게 정보를 던져주는 것 이상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최근 연예인이 운영하는 인터넷 쇼핑몰의 댓글 조작 사건처럼 정보가 얼마든지 조작될 수 있다는 불신이 팽배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