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스티브 잡스 키워 보겠다"

"한국의 '스티브 잡스'를 키우고 싶다."

노소영(51) 아트센터나비 관장이 서울 장충동에 '통섭 인재 양성소' 및 미술 전시장 개념인 '타작마당'을 열고, '통섭 인재 양성'에 나선다. SK텔레콤이 2009년 구입한 일반 주택을 개조한 '타작마당'은 지하 1층, 지상 2층, 전용 면적 926㎡(약 280여평). 노 관장은 오는 12월까지 이 건물을 벽도 없고 문도 없는 공간으로 리노베이션해 예술·공학·사회·인문 등 다양한 분야의 창의적 인재들이 학제(學際) 연구를 할 수 있는 연구소로 사용할 계획이다. 일단 내년부터 1년에 5명 이내의 인재를 뽑아 1인당 연간 5000만원씩 지원한다.

4일 열린 개관 기념 기자 간담회에서 노소영 관장은 "2010년 아트센터나비 10주년 기자간담회 때 '앞으로 10년간 창의적 인재를 기르겠다'고 약속했었다. 이 공간은 '창의적 인재' 교육의 첫 번째 발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 관장은 "이 공간에서 스티브 잡스가 나오긴 힘들겠지만, 이 공간을 방문하면서 관람한 사람 중에서는 충분히 '한국의 스티브 잡스'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앞으로 '타작마당'을 공익법인화하고, 내 재산의 대부분을 인재 양성과 공익재단 기부에 사용해 내가 받은 혜택을 사회에 환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소영 관장에겐 늘 '노태우 전(前) 대통령의 딸이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부인'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노 관장은 "내가 일을 많이 하거나 잘한 건 아니지만 늘 그게 따라다니는 게 속상하다"면서 "나도 이미 50세가 넘었다. 일할 날이 더 많지 않다. 10년 반짝하면 그만이다. 앞으로는 제발 내가 하는 일로만 나를 판단해 달라"고 말했다. 그는 "새 공간에 대해 최태원 회장과도 여러 차례 얘기를 나눴느냐"는 질문에는 "공간에 대해서는 특별히 이야기한 적은 없다. 그러나 통섭 인재 양성이라는 아이디어는 나비를 시작할 때부터 사실 최태원 회장이 꿈꿔왔던 것이다. 최 회장은 예술과 산업의 결합을 통해 새로운 뭔가를 만들어내길 기대했는데 중간에 내가 잘못해서 기대를 저버렸다. 지금 뒤늦게 '아, 해야겠구나' 해서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살다 보면 외부 환경의 업 앤 다운(up and down)은 항상 있는 것입니다. 내게 그건 전혀 새로운 일이 아니에요. 세월이 지나고 보니 내가 가야 할 길을 주춤하거나 안 하면 항상 후회가 되더군요. 이 일은 내가 10년간 아트센터나비를 운영하면서 염두에 둬 왔던 것이고, 기회가 돼서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킬 일이 아니라면 괜찮지 않나' 하는 생각에 하게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