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쓰레기통 써보니… 잔반 배출 30% 넘게 줄어(시범 실시한 8개 지자체 세대별 평균)
입력 : 2012.09.04 22:14
쓰레기통에 전자태그 부착, 버린 음식물 쓰레기 무게만큼 티머니로 실시간 요금 결제
음식물 쓰레기 20% 줄면 처리비용 1600억원 아껴
경북 포항시는 지난 7월부터 RFID〈키워드〉 기반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를 전면 도입했다. 전자태그인 RFID가 붙은 '디지털 쓰레기통'에 음식물 쓰레기를 넣으면 버린 무게만큼 요금이 부과된다. 결제는 교통카드로 알려진 티머니(T-money)로 하면 된다. 포항 시내 아파트단지 134개소에 설치된 총 1200대의 디지털 쓰레기통에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고 티머니를 갖다 대면 실시간으로 결제까지 마칠 수 있다.
한국스마트카드 최대성 사장은 "향후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를 추진 중인 지방자치단체들이 손쉬운 소액 결제수단으로 교통카드를 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쓰레기와 폐기물을 관리하고 처리하는 과정에 IT기술과 서비스가 적용돼 자원 낭비 축소와 지구 환경보전에 앞장서고 있다. IT시스템을 기반으로 배출 단계부터 운반, 최종 처리까지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는 방식이다. 필요한 경우 결제까지 간편하게 할 수 있다.
◇디지털 쓰레기통이 '쓰레기' 줄인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전국에서 1년에 약 18조원어치의 음식물이 쓰레기로 버려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작년 말 RFID를 기반으로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 시범사업을 실시한 전국 8개 지자체의 세대별 평균 배출량이 30%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 쓰레기통이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데 기여한 것이다. 음식물 쓰레기가 20% 줄어들면 약 1600억원의 처리비용을 아낄 수 있다.
정부는 지난 6월 김황식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회의에서 IT 기반 폐기물 종합관리시스템 '올바로'를 음식물 쓰레기 처리·관리에 적용하기로 했다. 올바로는 한국환경공단이 보유하고 있는 시스템으로, 폐기물 배출부터 운반·처리까지 온라인으로 실시간 관리한다. 국내에서만 연간 1000억원 이상의 폐기물 관리 관련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IT 서비스 기업 LG CNS는 한국환경공단과 손잡고 올바로 시스템의 해외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LG CNS 김대훈 사장은 "경쟁력 있는 국산 환경 IT 솔루션을 확보, 올바로시스템의 성공적인 해외 진출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쓰레기 관리 사업' 해외 진출 활발
쓰레기와 폐기물을 관리하고 처리하는 것이 새로운 사업으로 떠오르자 국내 기업들도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해외 파트너와 공동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물론, 자사가 가진 기술을 공급하는 사례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포스코ICT는 한국환경공단과 협력을 통해 인도네시아의 폐기물 에너지화 사업을 추진 중이다. 폐기물의 90% 이상이 재활용되지 않고 비위생적으로 매립·처분되는 인도네시아의 환경 개선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포스코ICT는 작년 말 중미(中美)의 섬나라 아이티 정부가 추진하는 570억원 규모의 폐자원 에너지화(Waste-to-energy) 사업도 수주했다. 아이티의 수도인 포르토프랭스 등 인접 지역에서 발생하는 생활 폐기물을 소각, 전기에너지로 전환하는 25메가와트(MW)급 발전소를 구축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2010년부터 추진 중인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 사업 '스마트 크린 서비스'를 위해 일월정밀·부민W&P 등 협력사와 지난달 업무 제휴를 맺었다. 행정안전부·환경부 주관의 RFID 기반 음식물 쓰레기 관리 시스템 구축 사업에 참여한 경험을 바탕으로 내년까지 진행되는 50여개 지자체 사업에 참여하는 것이 목표다. LG유플러스 최기무 상무는 "스마트크린 서비스로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 확산과 정착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RFID(전자태그·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
바코드를 대체하는 정보저장장치로 초소형 반도체 칩이 들어가 무선으로 관련 정보를 인식·추적할 수 있는 기술. 유통 분야에서 물품관리를 하는 데 많이 사용됐으나 최근에는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에도 적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