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국내 제품 싸게 팔아야 진정한 아웃렛"

"이제는 구찌·프라다 같은 해외 명품뿐 아니라 침대·주방가구·가전제품·생활용품·화장품·장난감까지 팔 겁니다. 원칙은 똑같아요. 유명한 제품을 값싸게."

국내 백화점들이 아웃렛 시장으로 영역을 넓히는 가운데 '패션 아웃렛 왕'으로 불리는 마리오의 홍성열(58) 회장이 매장 규모를 두 배 가까이 늘리기로 했다.

서울 가산동에서 마리오 아웃렛 1관(2001년 개장), 2관(2004년 개장)을 운영해 온 홍 회장은 이달 21일 1·2호점 옆에 3관을 열기로 했다. 지상 13층, 지하 4층 규모로 영업 면적은 신세계백화점 본점과 비슷한 규모다.

"1·2·3관이 연결되는데 영업 면적(13만2000㎡·약 4만평)을 기준으로 국내 아웃렛 가운데서는 최대 규모예요. 식당도 27개가 들어오고요. 아웃렛이 발달한 일본조차 이 정도 규모는 없어요. 옛 구로공단 자리가 아시아 최대 아웃렛 타운이 되는 거죠."

2001년 500억원이었던 마리오 아웃렛의 매출은 작년 2100억원으로 성장했다. 이월 상품을 주로 취급하지만 영업 방식은 백화점과 똑같다. 건물은 회사가 소유하고 대신 입점 업체에서 매출 수수료만 받는다. 백화점이 35% 내외지만 마리오 아웃렛은 15% 내외를 받는다.

"백화점에 들어가는 유명 브랜드만 선별합니다. 그리고 조건을 걸어요. 우리가 수수료를 덜 받는 대신 가격을 낮춰야 합니다. 백화점, 일반 매장 등 다른 곳의 시세를 조사하는 게 우리 영업팀 일이죠. 예를 들어 우리 아웃렛에서 파는 가구 값도 시 외곽에 있는 가구 단지 수준이 돼야 하는 거죠."

마리오 측은 3관이 문을 여는 21일부터 10월 7일까지 구찌를 20%, 펜디와 버버리는 30%, 코치를 30~50% 할인해 판매한다고 밝혔다. 행사가 끝난 뒤에도 시가보다 10~30% 낮게 팔 계획이다. 현재 이월 의류는 대략 30~50%를 할인해 팔고 있다. 해외 명품을 들여오기는 하지만 해외 브랜드 일색인 백화점 계열 아웃렛에 비해 마리오는 국내 브랜드 비중이 높다. 홍 회장은 "국민이 질 좋은 국내 브랜드를 싸게 살 수 있게 하는 게 내 지론이자 우리 아웃렛의 의무"라고 말했다.

1980년 서울 대방동의 한 지하실에서 직원 4명과 니트 회사로 사업을 시작한 홍 회장은 1988년 당시 구로공단 옆으로 사무실을 옮겼다.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사태'로 공장 매물이 쏟아져 나오자 홍 회장은 주변의 반대를 무릅쓰고 터를 사들였다. 여기에 유럽과 일본에서 봐 왔던 패션 아웃렛을 세웠다. "마리오 아웃렛 1관은 과거 효성물산이 미싱 스무 대로 사업을 시작했던 자리였고 2관은 제지회사 자리였죠. 3관은 선풍기 제조 공장과 의류회사가 있었어요."

새로 문은 여는 아웃렛은 홍 회장이 구로공단에 바치는 '존경'의 표시도 담았다. 건물 입구와 옥상에는 굴뚝 모양 조형물을 만들고, 건물 외벽에는 1960년대 말부터 공단에 들어왔던 기업들 이름을 새긴다. "마산방직, 시대복장…. 일부는 문을 닫기도 했지만 바로 이곳에서 태어나고 성장한 대한민국의 역사지요."

패션 유통업계에서만 30년 넘게 일했고 밀라노·뉴욕을 가도 패션 거리만 본다는 홍 회장이다. 그도 과연 아웃렛에서 이월 상품을 살까? "이 양복도 우리 아웃렛에서 산 27만원짜리 타운젠트 양복인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