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앤쇼핑' 中企제품 판로 열자… 소비자 열광

'야호!'

중소기업 전용 홈쇼핑 채널인 홈앤쇼핑의 강남훈(57·사진) 대표는 지난달 30일 서울 상암동 사무실에서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주문 실적을 확인하고는 환호성을 질렀다. 갈비 세트가 방송되던 오후 9시대에 콜센터 주문전화 건수가 순식간에 1000건까지 치솟았기 때문이다. "동시에 1000건의 주문 전화를 처리한 것은 지난 1월 정식 개국 이후 처음이었죠. 최근 홈앤쇼핑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음을 피부로 느끼고 있어요."

중소기업의 판로확대를 위해 지난 1월 정식 개국한 홈앤쇼핑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중소기업 제품의 방송편성 비율을 80% 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조건이 오히려 강점으로 작용했다. 우수 중소기업 제품을 집중 편성하자 소비자들이 "늘 비슷한 걸 파는 대형 홈쇼핑 채널들과 차별화된다"며 오히려 호응을 보낸 것. 강 대표는 "당초 목표는 개국 첫해 매출 5000억원 달성이었지만 현재 추세라면 매출 6000억원 이상 달성도 가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 집중 편성, 오히려 강점

홈앤쇼핑은 올 상반기 전체 방송 시간에서 중소기업 제품을 편성한 시간이 88%에 달했다. 초기엔 인지도가 낮은 중소기업 제품을 집중 판매하는 특성상 '올해 매출 2000억원도 넘기기 힘들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오히려 대형 홈쇼핑 채널이 잘 다루지 않던 주얼리·가구를 대거 편성하는 모험에 나서 성공을 거뒀다.

올 상반기 최대 히트 상품은 중소 전자업체 대성헬스믹이 만든 믹서기다. 올 상반기에만 9만여개, 120억원 어치가 팔렸다. 이 믹서기는 주로 인터넷 쇼핑몰에서 판매되던 지난해까지만 해도 판매량이 그리 많지 않았다. 올해 홈앤쇼핑에서 방송을 탄 이후 판매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대형 홈쇼핑 채널은 마진율이 높은 보험 판매에 적극적이지만, 홈앤쇼핑은 보험 판매 방송을 내보낸 적도 없다. 강 대표는 "상품의 다양성 확대라는 측면에서 중소기업 제품 집중편성이 오히려 도움이 됐다"면서 "앞으로도 우수 중소기업 제품 발굴에 적극 나설 생각"이라고 말했다.

◇"전국 채널 확대… 홈쇼핑 업계 4위권 도약"

현재 홈앤쇼핑에서 근무하는 300여명의 직원은 GS홈쇼핑·CJ홈쇼핑 등 기존 홈쇼핑 채널에서 모인 '다국적 인력'이다. 강 대표가 지난해 6월 홈앤쇼핑 법인 설립 이후 면접을 실시해 직접 모두 뽑았다. "처음엔 서로 다른 기업에서 모인 사람들이 잘 섞일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어요. 하지만 기존 홈쇼핑 채널이 잘 하고 있는 점을 빨리 벤치마킹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경쟁력 향상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홈앤쇼핑은 지난 7월 유선방송사업자(SO)와 지루한 협상을 벌인 끝에 시청권역을 전국으로 확대했다. 지상파 채널 사이에 있는 '황금채널' 진입은 실패했지만, 시청권역을 전국으로 확대한 이후 매출 증가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 7월 개국 이후 처음으로 월 매출액(취급액 기준)이 600억원을 넘어섰고, 지난달에는 670억원을 기록했다. 월 매출 기준으로 홈쇼핑 업계 4위권으로 오른 것이다. 당초 목표인 매출 5000억원 달성은 물론 소폭이나마 흑자도 기대해 볼 만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