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 클리닉](26) 즉시연금

노후를 위해 가입하는 즉시연금이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즉시연금은 일정금액을 일시에 보험료로 납입하면 납입 즉시 혹은 일정 기간 이후부터 매달 연금 형태로 돈을 받을 수 있는 보험 상품이다. 올해 새로 나온 신종(新種) 즉시연금은 다양한 보장 기능을 덧붙여 소비자 선택 폭을 늘렸다는 게 특징이다. 전통적인 방식의 즉시연금에 암이 발병하면 연금액을 더 늘려서 지급하는 식이다. 개별 상품의 장점을 결합시켰다고 해서 하이브리드(혼합) 즉시연금이라고도 부른다.

◇암 걸리면 연금액 더블로 늘어

외국계 보험사인 에이스생명은 최근 업계 최초로 암 종신연금형 기능을 탑재한 '암 플러스 즉시연금보험'을 내놨다. 현재 미래에셋증권, 하나대투증권과 신한금융투자에서 방카슈랑스를 통해 판매 중이다. 암 종신연금은 기존 연금 지급방식은 기본으로 갖춰 놓고, 여기에 암 보장 기능을 추가한 것이 특징이다. 즉 연금 개시 후에 암으로 진단받으면(기타피부암과 갑상선암 제외) 5년간 연금 수령액을 두 배로 받을 수 있다. 최대한도는 5000만원이다. 이렇게 받는 암 보험금은 암 진단 이후에 건강을 회복하기 위한 추가적인 생활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다. 또 일시금으로 한꺼번에 받는 것도 가능해서 큰돈이 필요할 때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아직 암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고령자도 이용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암보험은 가입 연령이 15~55세다. 하지만 에이스생명의 신상품은 45~75세의 연령층(암 종신연금형 기준)도 가입할 수 있어 고령자도 암보험 사각지대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공시이율은 9월 현재 연 4.65%이며, 최저 보증이율은 2%다. 45~80세가 최저 2000만원에서 50억원까지 가입 가능하며, 1억원 이상 고액 계약의 경우 보험료의 0.2~0.6%를 추가로 할인해 준다.

다만 암 종신연금형은 다른 유형에 비해 연금수령액이 다소 적게 산출될 수 있다. 참고로 즉시연금에 가입할 땐 종신형으로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 즉시연금의 연금 지급 형태는 크게 상속형·종신형·확정연금형으로 나뉜다. 상속형은 원금을 제외한 이자만 받고 피보험자(보험대상자)가 사망하면 원금이 상속인들에게 지급된다. 확정연금형은 10년 혹은 20년 등 정해진 기간에 이자와 연금을 합쳐서 받게 된다. 종신형은 원금과 이자를 죽을 때까지 매달 받는데, 노후에 안정적인 수익원이 될 수 있다. 단 종신형은 한 번 연금을 받기 시작하면 해약이 불가능하니 신중히 선택해야 한다.

◇즉시연금 가입 시 이것만은 꼭

즉시연금에 가입할 때 반드시 따져야 할 것이 보험사의 재무 건전성이다. 이때 참고할 수 있는 것이 각 보험사의 공시이율이다. 공시이율이란 시중금리와 연동해 적용되는 일종의 보험 예정금리다. 각 보험사의 공시이율은 생명보험협회(www.klia.or.kr)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보험사의 지급여력비율(RBC, Risk Based Capital)을 통해서도 그 회사의 재무 기반을 확인할 수 있다. 지급여력비율은 보험계약자가 한꺼번에 해약할 경우를 대비해 얼마만큼의 보험금 지급 능력을 갖추고 있느냐를 나타낸다.

올 들어 즉시연금은 몸값이 더 높아지고 있다. 정부의 세제개편 영향으로 내년부터 즉시연금 비과세 혜택이 사라질 것으로 예상되자 그전에 미리 가입해 비과세 혜택을 챙기려는 자산가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연내 즉시연금에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긴 하지만, 한 번 가입하면 중도 해약 시 손해가 크고, 일부 상품은 아예 해약이 불가능한 만큼 여유자금이 많지 않은 중산층은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 즉시연금은 공시이율에 연동되는 상품이기 때문에 금리 변동에 따라 매달 받는 연금액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