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에 농작물 다 망쳤지만… 자연산 송이는 대풍(大豊)
입력 : 2012.09.11 21:31
[강원도 양양 산지 르포]
폭우 내린데다 일교차 커져 포자 전파 잘 됐고 생육 좋아
"요샌 하루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녀석들 쑥쑥 올라와"
올 추석 선물세트 가격 작년의 절반 수준 될 듯
"또 찾았다!"
강원도 양양 읍내에서 약 8㎞ 떨어진 구탄봉 산기슭 소나무 아래에서 송이 전문가 이상권씨가 길이 8㎝에 굵기가 성인 여성 손목 정도는 됨직한 송이버섯 하나를 쑥 뽑아들었다. 그곳에서 10여m 떨어진 소나무 아래에도 몸통이 아직 덜 자란 송이버섯 두 송이가 보였다. 이씨는 "엊그제까지만 해도 아직 땅속에 있던 녀석인데, 하루 만에 땅을 뚫고 나왔다"며, "요샌 자고 일어나면 어제까진 눈에 안 띄던 송이가 밤새 쑥쑥 올라와 있다"고 환호했다.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전국을 휩쓴 태풍 볼라벤·덴빈 때문에 채소재배 농가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생산기에 습도가 높아야 잘 자라는 버섯은 예외적으로 대풍(大豊)이 들었다. 현재 수확기인 능이버섯·싸리버섯·고무버섯 등은 최근 2~3년간 가장 생산량이 좋을 것이라 예측된다. 그중에서도 태풍 덕을 가장 많이 입은 버섯은 송이다. 송이는 아침저녁 일교차가 크고, 지표면 온도가 낮아야 생산량이 좋다. 송이 생산철인 8월 말 태풍의 영향으로 생산에 적합한 환경이 조성된 것. 폭우 역시 송이 포자(胞子)를 전파해 생산량을 늘리는 데 일조했다.
송이 재배 농가에 따르면, 송이 주산지인 강원도 양양 지역은 올해 생산량이 11t을 넘길 것으로 추산된다. 생산량이 늘면서 가격도 떨어졌다. 예년 송이 가격은 ㎏당 80만~100만원대 수준. 올해는 대형마트에서 송이 가격이 ㎏당 50만원대까지 내려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백화점 추석 선물세트도 단가가 낮아지는 건 마찬가지다. 현대백화점 이창현 바이어는 "길이 10~12㎝가량의 상품(上品) 송이로 구성된 선물세트가 60만~70만원대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10일 방문한 강원도 양양 지역에선 오랜만에 찾아온 송이 풍년을 반기는 분위기였다. 송이는 번식·재배 방법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한 해 성패(成敗)가 100% 기상 상황에 달린 상태다. 단가 자체가 다른 작물에 비해 워낙 높다 보니 수확이 저조하면 농가가 입는 타격도 크다.
양양의 자연산 송이버섯업체 한마음식품 최종익 대표는 "지난해엔 공판장에 나온 물량이 2010년의 3분의 1 수준(3.5t)이어서 농민들 사기가 많이 꺾였다"며 "올해는 다른 채소 작황이 나빠도 단가가 높은 송이가 풍년이라 다들 기대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송이는 워낙 '귀한 음식'이라는 인식이 강해서 조금만 가격이 떨어져도 상품성 좋은 작물로 농가 수입에 크게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최근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들은 자연산 송이를 기존의 ㎏ 단위가 아닌 300~500g짜리 소규모 포장 제품을 선보여 점차 대중화되는 추세다. 이마트 남종식 바이어는 "경기 불황이라고 해도 '웰빙' 열풍으로 몸에 좋다고 알려진 프리미엄 먹을거리는 여전히 인기가 높다"며, "고객들이 소포장 송이버섯 상품을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강원도 양양 읍내에서 약 8㎞ 떨어진 구탄봉 산기슭 소나무 아래에서 송이 전문가 이상권씨가 길이 8㎝에 굵기가 성인 여성 손목 정도는 됨직한 송이버섯 하나를 쑥 뽑아들었다. 그곳에서 10여m 떨어진 소나무 아래에도 몸통이 아직 덜 자란 송이버섯 두 송이가 보였다. 이씨는 "엊그제까지만 해도 아직 땅속에 있던 녀석인데, 하루 만에 땅을 뚫고 나왔다"며, "요샌 자고 일어나면 어제까진 눈에 안 띄던 송이가 밤새 쑥쑥 올라와 있다"고 환호했다.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전국을 휩쓴 태풍 볼라벤·덴빈 때문에 채소재배 농가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생산기에 습도가 높아야 잘 자라는 버섯은 예외적으로 대풍(大豊)이 들었다. 현재 수확기인 능이버섯·싸리버섯·고무버섯 등은 최근 2~3년간 가장 생산량이 좋을 것이라 예측된다. 그중에서도 태풍 덕을 가장 많이 입은 버섯은 송이다. 송이는 아침저녁 일교차가 크고, 지표면 온도가 낮아야 생산량이 좋다. 송이 생산철인 8월 말 태풍의 영향으로 생산에 적합한 환경이 조성된 것. 폭우 역시 송이 포자(胞子)를 전파해 생산량을 늘리는 데 일조했다.
송이 재배 농가에 따르면, 송이 주산지인 강원도 양양 지역은 올해 생산량이 11t을 넘길 것으로 추산된다. 생산량이 늘면서 가격도 떨어졌다. 예년 송이 가격은 ㎏당 80만~100만원대 수준. 올해는 대형마트에서 송이 가격이 ㎏당 50만원대까지 내려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백화점 추석 선물세트도 단가가 낮아지는 건 마찬가지다. 현대백화점 이창현 바이어는 "길이 10~12㎝가량의 상품(上品) 송이로 구성된 선물세트가 60만~70만원대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10일 방문한 강원도 양양 지역에선 오랜만에 찾아온 송이 풍년을 반기는 분위기였다. 송이는 번식·재배 방법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한 해 성패(成敗)가 100% 기상 상황에 달린 상태다. 단가 자체가 다른 작물에 비해 워낙 높다 보니 수확이 저조하면 농가가 입는 타격도 크다.
양양의 자연산 송이버섯업체 한마음식품 최종익 대표는 "지난해엔 공판장에 나온 물량이 2010년의 3분의 1 수준(3.5t)이어서 농민들 사기가 많이 꺾였다"며 "올해는 다른 채소 작황이 나빠도 단가가 높은 송이가 풍년이라 다들 기대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송이는 워낙 '귀한 음식'이라는 인식이 강해서 조금만 가격이 떨어져도 상품성 좋은 작물로 농가 수입에 크게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최근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들은 자연산 송이를 기존의 ㎏ 단위가 아닌 300~500g짜리 소규모 포장 제품을 선보여 점차 대중화되는 추세다. 이마트 남종식 바이어는 "경기 불황이라고 해도 '웰빙' 열풍으로 몸에 좋다고 알려진 프리미엄 먹을거리는 여전히 인기가 높다"며, "고객들이 소포장 송이버섯 상품을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백화점에서 명절 기념상품으로 주로 취급되던 송이가 대형마트에 입점하면서 송이 시장도 성장 추세다. 청와대와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담에 송이를 납품했던 송이 전문업체 해송KNS 이미옥 대표는 "2008년 설립 당시만 해도 매출 1억원이던 회사가 4년 만에 20억원 규모로 커졌다"고 말했다. 증가하는 국내 수요를 맞추기 위해 최근엔 양양 자연산 송이와 맛이 유사하다고 알려진 백두대간 자연산 송이도 이마트에서 ㎏당 20만원대 가격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최근엔 동아시아권 최대 자연산 송이 소비국인 일본에 이어 중국 내 송이 수요도 커지고 있다. 10월에 개최 예정인 양양송이축제 준비위원회 관계자는 "지난해 송이축제 참가자 48만여명 중 약 10%가 외국인"이라며 "대부분이 일본인이었는데 올해는 중국 관광객이 크게 늘 전망"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송이 공급이 안정적으로 이뤄진다면 해외 수출 가능성도 밝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최근엔 동아시아권 최대 자연산 송이 소비국인 일본에 이어 중국 내 송이 수요도 커지고 있다. 10월에 개최 예정인 양양송이축제 준비위원회 관계자는 "지난해 송이축제 참가자 48만여명 중 약 10%가 외국인"이라며 "대부분이 일본인이었는데 올해는 중국 관광객이 크게 늘 전망"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송이 공급이 안정적으로 이뤄진다면 해외 수출 가능성도 밝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